4일 뉴욕서 '한.미 관계' 두 차례 강연
정동영도 11일 코리아소사이어티서 강연
미국에 체류중인 한나라당 친이(親李)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이 오는 4일 뉴욕 맨해튼에서 두 차례 강연한다.
이 전 의원의 조기 귀국 여부가 여권내 초미의 관심사가 돼 있는 와중에 그가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오찬 포럼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곧 이어 컬럼비아대 한인학생회가 주최하는 `코리아 포럼'에서는 버락 오바마 당선 이후 `한.미 관계'를 주제로 강연하기로 한 것.
코리아 소사이어티 관계자는 1일 "영향력 있는 한국의 정치인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것은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라면서 "지난 11월 초청 연설을 듣고자 했으나, 이 전 의원의 일정상 이날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강연에는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장과, 에번스 리비어 회장 등 미국내 지한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컬럼비아대 한인학생회의 이상협 학생회장도 "현 정부 탄생의 주역 중 한 명이고 한국 정치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전 의원에게 향후 한.미 관계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위한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행사 모두 주최측의 초청에 이 전 의원이 기꺼이 응했다고 한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후 5월부터 미국 워싱턴 D.C의 존스홉킨스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중인 이 전 의원은 한 두 차례 특강을 제외하고는 공개행사 참석은 물론, 대인 접촉마저 되도록 삼가해 왔다.
여권 핵심부의 `자중' 요청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그 스스로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것이 주변인사들의 전언이다.
그러던 그가 자신의 복귀 여부를 놓고 여권내 공기가 미묘한 시점에서 공개 강연 행사를 잇따라 갖기로 한 데 대해 `복귀'를 위한 시동걸기를 본격화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거위의 꿈'이라는 글에서 "내 청춘을 다 바친 지난날에 후회하지 않네. 또다시 그런 암흑기가 오면 또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내 인생관이자 가치관일세"라고 기술한 것을 놓고 정치 재기 의지를 강하게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시점이다.
이에 대해 그의 한 핵심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권을 같이 창출한 입장에서 이 전 의원은 지금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대한 위기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 "그 어려움을 국내적 시각이 아닌, 세계적 시각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강연은 오래 전부터 약속된 것"이라면서 "조기복귀와는 무관하다"며 정치적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현재 자원 강국인 페루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을 여행 중인 이 전 의원이 이날 뉴욕 강연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이 전 의원은 이달 중순께 학기가 끝나면 연말 연초에 유럽과 아프리카를 여행할 계획이어서, 그의 조기 복귀가 현실화된다 해도 일러야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 대학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체류중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오는 11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한반도의 제4 물결'을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정 전 의장은 이 강연에서 새로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동북아 평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