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생필품 VAT 면세 '수용 불가' 국회에 의견 전달
"라면 등 7개 품목 면세시 4000억 감소"
기획재정부가 라면·식용유 등 생활필수품과 출산·아동용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세하는 방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장면에 대해서만 부가세를 면세해주면 우동이나 국수 등 유사 품목도 과세형평상 면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제의 틀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비공개로 열린 조세소위원회에서 재정부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출한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한나라당 이한구·이주영 의원은 부가세 면세품 대상에 라면과 식용유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생필품과 출산·아동용품을 추가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현재 기획재정위에 계류중이다.
이와 관련 재정부는 "라면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면세할 경우 다른 유사 생필품도 과세형평상 면세가 불가피하고, 30년간 지켜온 부가가치세제의 틀을 유지하기 곤란하다"며 수용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면류에 대해 자장면을 면세해주면, 우동을 해줘야 하고, 국수를 해줘야 한다"며 "결국 모든 면류에 대해서 다 해줘야 하는 파급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음료수의 경우에도 초코우유나 바나나우유, 두유 등 모든 우유까지 다 면세해줘야 하고, 콜라나 사이다도 한 가지 품목만 해줄 수 없게 되는 등 세제의 틀이 완전히 와해되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
특히 재정부는 이들 품목에 면세를 하더라도 물가의 하방경직성이나, 복잡한 유통과정 등으로 인해 세율인하분이 흡수되기 때문에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세수감소만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라면 ▲식용유 ▲스낵과자 ▲화장지 ▲샴푸 ▲세제 ▲아동용품 등 7개 품목에 부가세를 면세할 경우 연간 약 4000억원 이상의 세수감을 초래하는 것으로 재정부는 추정했다.
또한 재정부는 제조·유통업체에서 과세품목과 면세품목을 동시에 취급할 경우, 안분계산 등 세무절차상 복잡해지는 문제 때문에 납세협력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부가세 면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재정위원들은 부가세 면세품목의 파급효과에 대해 토론을 벌이다가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라면과 분유 등 두 품목에 대해서만 면세할 경우 세수감소 예상치가 얼마나 되는지 추가로 자료 제출하도록 재정부에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