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진, 예산안심사 강행…상임위 곳곳 파행
민주당이 3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심사 강행을 비난하며 모든 상임위 활동을 전격 거부하고 나서 종반을 맞은 예산 국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의 상임위 보이콧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위기 극복에 긴요한 각종 민생법안과 예산안의 처리가 지연되고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상임위 간사단 회의를 소집,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계수조정소위를 강행한 것을 비난하고 모든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에 대해 성장률 하락치를 반영한 재수정과 부자감세의 철회, 지방재정 감소분 및 서민보호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성실한 응답을 기다리고 있으나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심의를 강행했다"며 상임위 활동 보이콧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일방적 예산심의를 중지해야 하며 만일 단독심사를 강행할 경우 향후 발생하는 국회 파행의 모든 책임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의 상임위 전면 보이콧에 따라 국회 기획재정위와 법제사법위는 오후 열리지 못했으며 계수조정소위도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강행에 민주당 위원들이 항의해 정회되는 소동을 빚었다.
교육위원회는 예산안을 심사만 하고 의결은 하지 않는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그러나 정무위는 국책연구기관의 통폐합에 관한 공청회를, 지식경제위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관한 공청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긴급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하고 모든 상임위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민주당이 2차 수정안을 내놓지 않으면 계수조정을 하지 않겠다며 예산안을 보이콧하더니 오후부터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했다"며 "이는 국정 자체를 포기하는 생떼"라고 비판했다.
또 "야당이 상임위원장으로 재직하는 위원회는 간사들이 끊임없이 법안심의를 요구해주고, 우리가 상임위원장으로 있는 위원회는 상임위를 국회법에 따라 운영해 달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예결소위 간사인 류근찬 정책위의장도 성명을 통해 "대내외적인 경제여건과 서민생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예산안 심의를 늦추고 거부할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며 "예산안 수정과 국가채무, 세입조정의 필요성에는 민주당과 견해를 같이 하지만 그것이 예산심사를 무작정 지연시키는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