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외를 오갈 때 입국 후 자신의 기탁화물을 기다리다 보면 공항의 기탁화물 수취대 벨트(캐로셀: Carousel)에서 간혹 보게 되는 광경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견공이 수취대 벨트 위에서 탑승객의 수하물을 살피며 냄새를 맡고 있는 광경, 즉 탐지견의 마약 탐지 활동이다.
경제발전으로 인해 여행객 및 화물의 규모가 급증하고, 향락적 소비 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마약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나, 한정된 세관 검사 인력과 신속통관의 필요성 때문에 세관은 일부 여행객 및 화물에 대해서만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마약밀수범들은 이를 악용할 소지가 높아지고 또한 수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다양화되고 있는 바,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관세청에서는 여러 가지의 정보 분석시스템, X-ray 등 통계적 분석도구나 과학 장비를 사용하여 마약류 등을 효율적으로 적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마약탐지견의 운용이다.
일반적으로 마약탐지견은 인간보다 약 40배 정도의 많은 후각 세포를 가지고 있어 후각능력이 인간의 수만배에 달해 은밀한 곳에 마약류 등을 숨겨 반입하더라도 적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뿐 아니라 짧은 시간에 적발하는데 효과적이다.
1969년 호주에서 최초로 개를 마약탐지견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여 1970년에는 미국이, 1979년에는 일본이 도입·배치하였고 한국 관세청은 1987년 미국관세청으로부터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하여 폭발물 탐지견 6두를 기증받아 운용하다가 1990년에 이를 마약탐지견으로 전환, 훈련시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최신시설을 갖춘 탐지견 훈련센터를 건립,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한 우수탐지견을 양성하여 현재는 마약탐지견, 폭발물 탐지견 및 녹용인삼견 등을 전국 주요 공항만 세관에서 운용하고 있다.
특히 2007년 10월~11월에는 세계최초로 7두의 마약탐지견을 복제하는데 성공하였다. 미국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탐지견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탐지견 확보가 어려웠으나 이번 탐지견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관세청은 우수한 유전형질의 탐지견을 확보하였고 이로 인한 마약 적발 능력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들 중에는 마약탐지견의 효과에 대하여 "마약탐지견은 그저 전시행정일 뿐이야" 또는 "그냥 마약사범들에게 경고를 하려는 것 뿐 이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마약탐지견을 바라보시는 분이 있을 줄로 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미국 세관의 명견 '스내그'라는 탐지견은 118건의 마약사범을 색출해 8억1천만 달러어치의 마약을 적발하였다. 비단 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활약하는 마약탐지견도 최근 3년간 건수로는 113건, 금액으로는 약 60억원에 달하는 마약류 적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마약탐지견이 전시행정의 대명사가 아니라 마약류 등을 적발함에 있어서 세관의 필수적인 동반자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주변 환경은 미래에도 그렇게 되리라는 장담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향후 계속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 관세청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관세국경을 지킬 것이다.
이에 더하여 여행객들께서도 공항만 세관 검사시 검사업무에 적극 협조해 주시고 아울러 세관직원과 마약탐지견에게 끊임없는 격려와 애정어린 성원 등을 부탁드리는 바, 이는 마약없는 대한민국을 앞당기게 될 것을 확신한다.
김철수 관세청 조사감시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