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5일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것과 관련, "남북기본합의서든 6.15, 10.4 정상선언이든 남북이 직접 만나 대화해야 한다"면서 "대화를 하면 북한도 우리의 전정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민주평통 상임.운영위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되고, 나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대북정책에 있어 북한의 잇단 대남(對南) 강경조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확고한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동시에 북한 당국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것을 거듭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적당히 시작해 끝이 나쁜 것보다는 제대로 시작해 화해로 가는 것이 좋다"면서 "정부는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관계 발전의 초석을 놓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7천만 남북한 국민 모두가 보편적 가치에 입각해 최소한의 인권과 인간다운 삶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면서 "우리 정부는 가장 정직하고, 또 북한 동포를 사랑하는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이 어려우면 도와야 하고, 도와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한국과 미국이 신뢰하지 못하던 때에나 통하던 얘기"라면서 "한미가 어느 때보다 대단한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용어는 폐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전날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무 시래기를 파는 박부자 할머니와 나는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해 2만-3만원을 벌면서도 대통령과 나라를 생각하는 것을 보고 부끄럽고 눈시울이 뜨거웠다"면서 "이렇게 나라를 사랑하는 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위기를 넘기고 또 잘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