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 김범준 변호사-조세학술대회서 주장
"심사·심판청구에 '무효확인심판제도' 도입 필요"
"과세관청 재조사는 심판원 심리 과정에서 해야"
"과세관청과 납세자간 '임의조정제도'도 필요"
조세심판원의 심판청구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과세전적부심이나 국세청 심사청구에서 도입하고 있는 '심리자료 사전열람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범준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6일 경희대학교 법학관에서 개최된 '2008 조세법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 참석해 '조세심판제도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국세의 경우 국세청에 심사청구를 하거나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도록 돼 있으며 중복해서 제기할 수 없는데, 심판원은 국세청에 비해 약 4배에 이르는 사건을 처리해 90일 이내에 심판결정을 마치도록 한 규정을 준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심리자료 사전열람제도는 사건의 심리를 위해 작성된 자료 중 심리의견 또는 판단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사건 당사자에게 사전 열람하도록 하는 제도.
이를 통해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확보하고 정확한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 현재 조세심판원은 일부 사건에 대해 심리자료 사전열람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현재 심리자료 사전열람제도는 국세청 훈령으로 돼 있는데, 이를 국세기본법에 명문화해 청구인(납세자)의 열람권과 의견진술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심리자료 사전열람시 청구인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변호사는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에서 무효확인심판 제도를 도입해 국세기본법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세기본법과 대법원 판례는 기존까지 무효인 과세처분은 심판청구 필요 없이 법원에서 다투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누구나 언제든지 어떠한 방법으로 주장할 수 있는 과세처분의 무효를 유독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 단계에서 무효확인심판의 형태로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조세심판제도에서 무효확인소송을 정면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조세심판원이 심판청구에 대한 결정이 끝난 후에 과세관청이 재조사를 요청하는 재조사 결정이 심리과정에서 재조사 명령으로 변경될 필요가 있다"며 "이 역시 국세기본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심판원이 결정을 내리면 과세관청이 재조사를 하고, 이 결과에 따라 경정처분을 했는데, 이를 심판원이 재조사 명령을 내리면 과세관청이 재조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심판원에 제출해 심판원이 이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 세액 등을 결정하라는 얘기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청구인이 심판결정의 주문과 이유를 통해 당초처분 및 경정처분의 구체적인 위법사유와 정당세액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그는 "행정소송이나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서 활용되고 있는 임의조정제도를 조세심판원 훈령 등을 통해 조세심판제도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의조정제도는 쌍방 당사자의 주장 및 증거를 정리해 처분청에게는 적정한 수준의 직권취소 또는 경정처분을, 청구인 또는 원고에게는 심판 또는 소의 취하를 권고하고, 소송비용 등을 각자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조정을 권고하는 것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