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세무조사 줄이고 수시조사 비율을 늘려야"
"세무조사 선정 대상기준과 선정비율 공개 필요"
"불복절차 단순화…이의신청·심사청구 통합 바람직"
국세청과의 조정제도 및 조세법원 신설 필요성도 주장
-박태승 교수 조세법학회 학술대회서 주장-
세무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고, 국세청이 부실과세를 줄여 대국민서비스기관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세무조사 대상선정 기준이 공개되고, 조세불복단계에서 국세청 조정제도 및 조세법원이 신설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태승 경복대 교수는 6일 경희대학교 법학관에서 열린 '2008 조세법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 참석해 '우리나라 세무조사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박 교수는 세무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공개해야 하며, 또 대상선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알려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세무조사 선정 대상기준과 선정비율을 개별기업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한 세부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공기업, 외국기업, 비영리기관의 세무조사실적과 적출내용이 없는 기업의 비율도 별도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세청은 규모별, 특성별로 세무조사실적과 비율을 구체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또한 박 교수는 "현재 10년 주기로 발행하던 국세청사, 국세행정개혁백서를 매년 공개하는 국세통계연보와 함께 공개하는 방식으로 주기적인 세무행정 백서 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국세청장 고시의 세무조사사무처리 규정에 세무조사 대상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신고성실도 평가영역 및 평가요소를 반영해야 하며, 무작위 표본추출시 상위법인을 함께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복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바꿔 불성실납세자의 경우 일정기간 재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세무조사 면제기준을 '조사대상선정심의 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하고, 면제(유예)기준을 법령 또는 국세청고시 수준으로 일정기간별로 공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정기세무조사를 줄이는 대신 수시조사 비율을 늘리고, 서면조사 및 간편조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불성실신고 계층에 대한 세무조사 조사빈도와 조사인력을 집중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소규모기업뿐 아니라 기타의 법인에 대해서도 세무조사기간을 국세청훈령으로 정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조사를 하되, 허위 진술하거나 직무집행을 거부한 경우 벌금 또는 과료의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세불복절차를 단순화하고, 납세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세청과의 조정제도 및 조세법원 등을 신설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미국처럼 조세불복단계에서 납세자와 국세청과의 조정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세무조사에 따른 수정신고제도를 허용해 가산세를 감면하고, 추후 소송제기를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조세불복제기율과 높은 인용률을 꼬집으며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를 통합하고, 심사청구만 존치시키는 등 조세불복절차를 단순하게 하고, 조세소송의 경우 조세법원을 둬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과세전적부심사제도가 법제화된 200년 이후 심사청구와 심판청구 인용률이 이전보다 오히려 증가돼 과세전적부심사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의심"이라며 "실무적으로 불복청구서에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여부를 기재해 심사결과를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