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부위원장도 2% 밑돌 가능성 제기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치가 1.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2개월 사이에 3% 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인데다 세계 각국의 경기침체가 실제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경제 부처의 장.차관급 고위관리들이 잇따라 내년 성장률이 2% 혹은 3%에 못미칠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8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UBS.스탠다드차타드.바클레이스.메릴린치 등 세계 7개 주요 투자은행들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1.2%(11월30일 기준)였다.
JP모건과 메릴린치가 1.5%, 스탠다드차타드는 1.4%, 바클레이스는 1.0%를 제시했고 UBS는 아예 -3.0%를 제시해 충격을 주었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지난 9월30일 4.3%에서 10월31일 3.0%로 내려갔다가 이번에 다시 하향조정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9월 말 이후 두달 사이에 전망치 평균이 3.1% 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KBS1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성장률이 2%도 안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정부는 당초 3% 수준의 내년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재정정책을 통해 4% 정도 성장을 전망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5~2% 정도로 전망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조금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날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성장률이 3% 안팎이 될 수 있다"며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괜찮으면 3% 이상, 더 안좋아지면 3% 밑으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정부는 여전히 정책의지가 반영된다면 생각보다 빨리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활동동향 등 여러 지표를 보면 정부의 공식 전망치도 조만간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경기활성화 대책들이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하는데다 일부 정책들의 경우 국회에서 처리가 되지 않아 실현가능성 마저 불투명해 경기하락을 어느정도나 막을수 있을지 미지수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내놓을 2009년 경제운용방향에서 전망치를 새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성장률 전망을 얼마로 할지에 대해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지만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가장 최근 내놓은 4% 안팎에 비해 다소 떨어진 3% 중반 정도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제금융시장의 지독한 경색은 여러가지 노력으로 다소 풀리고 있지만 실물경기의 침체는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대외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로서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충격을 더 심하게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경제 주도국들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마이너스로 제시했으며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률도 대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