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의정비 인상 추세에 제동" 평가
서울.경기 6천만원대…광주시 올려도 기준액 아래 '눈길'
정부의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 규제에 따라 내년에 전국의 광역.기초의원이 받는 월정수당이 올해보다 11% 정도 줄어들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기준액)보다는 여전히 10%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가이드라인이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 추세에 제동을 걸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경제는 어려운데 인하 시늉만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 월정수당 11.2%↓…"인상 추세에 제동" = 행안부가 9일 발표한 전국 246개 지자체 의정비심의위원회의 '2009년도 지방의원 의정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내년에 지방의원이 의정활동비(광역 1천800만원.기초 1천320만원 정액 지급) 외에 받는 월정수당 책정액은 평균 2천20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의원들이 받은 월정수당 평균액 2천484만원보다 11.2% 인하된 것이다.
행안부는 10월 8일 시행된 지방자치법 시행령에서 지방의원의 의정활동비는 현행대로 똑같이 지급하되 월정수당은 지자체별로 기준액을 제시하고, 각 지자체가 기준액의 ±2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바 있다.
246개 지자체 가운데 55.3%인 136 곳은 내년 의원들의 월정수당을 올해보다 인하했고 27.6%인 68 곳은 동결한 반면 기존 월정수당이 행안부의 기준액보다 적은 42 곳(17.1%)은 인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포함한 전체 연간 의정비는 1명당 평균 3천557만원으로, 올해 평균 3천835만원보다 7.2% 낮아졌다.
지방의원의 연간 의정비는 유급화 첫 해인 2006년 평균 2천911만원에서 2007년 동결됐다가 올해에는 평균 59.2%나 크게 늘어난 바 있다.
행안부는 각 지자체의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의정비 소요예산이 1천426억원으로, 올해(1천531억원)보다 6.9%인 105억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 기준액 대비 9.7%↑…'인하 시늉만' 지적도 = 하지만 내년 지방의원들의 월정수당 책정액은 행안부가 제시한 기준액보다 여전히 10% 정도 많은 것이다.
여기에는 행안부가 8월 마련한 의정비 가이드라인을 9월 수정하면서 지자체별 월정수당 기준액을 소폭 상향 조정하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도 기준액의 ±10%에서 ±20%로 확대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경우 시의원의 내년 연간 월정수당을 4천300만원으로, 올해 월정수당(5천4만원)보다 14.1% 줄였지만 행안부 기준액(3천675만원)보다는 여전히 17.0% 많다.
경기도의원도 올해 5천452만원에서 내년 4천259만원으로 21.7%나 줄었지만 기준액(3천669만원)에 비하면 16.4%나 많을 뿐만아니라 상한선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워낙 올해 많이 올린 탓이다.
이에 따라 의정활동비를 합친 내년 전체 의정비가 서울시의원은 6천100만원, 경기도의원은 6천69만원으로, 6천만원대를 유지했다.
정부의 이번 가이드라인은 또 42개 광역.기초의원의 의정비를 인상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충남도의 경우 올해 의원 월정수당이 2천610만원이었으나 기준액이 3천62만원으로 책정되자 내년 월정수당을 기준액 대비 12.5%, 올해보다는 32.0%나 많은 3천444만원으로 대폭 인상했으며, 충남도 의정비심의위원회는 "행안부가 결정한 지급기준액이 이번 의정비 결정에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충북도(11.9%)와 제주도(10.2%), 강원도(8.1%), 경남도(7.8%)도 올렸으며,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경북 예천군(58.8%)을 비롯한 36 곳이 올해보다 월정수당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광주광역시는 내년 시의원의 월정수당을 3천55만원으로 올해(2천431만원)보다 올렸지만 여전히 기준액(3천216만원)보다는 적어 다른 지자체와 대조를 이루며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