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과 백악관은 9일 밤(이하 현지시간) 파산 위기에 직면한 미국 자동차 3사에 15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제금융법 처리에 합의하고 세부 쟁점 조율과 문안 작업에 착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자동차 빅 3'의 본부가 있는 미시간주의 칼 레빈(민주)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어 "초당적인 협력이 성과를 거뒀다"며 민주당과 백악관이 구제금융안에 대한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르면 10일 오전 하원에서 구제금융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통과시키고 상원에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이 법안은 이른바 '자동차 차르'로 불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관재인을 둬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회사의 구조조정과 경영을 감독하도록 하는 한편 구조조정이 더디다고 판단될 경우 공적자금 대출을 보류하거나 회수하고 회사 파산을 권고하는 권한도 갖도록 했다.
또 자동차사가 대출금의 최소 20%에 상당하는 지분을 정부가 인수하고 경영진의 보수와 배당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0일 전했다.
현재 미국의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는 정부의 단기 대출을 받는다는 입장인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괜찮은 포드는 유동성이 악화될 경우에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구제금융안에 대해 공화당은 자동차 회사들이 온난화 방지를 위해 배기가스 허용치를 낮추려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도록 요구하는 조항과 민간 자본 소유의 크라이슬러에 대한 세금 사용 규정 등 일부 조항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표결에 협조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자동차 3사에 대한 국유화 논란과 함께 빅 3의 회생을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데 대해 여론이 다소 부정적인 것도 의회 표결을 앞두고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CBS 방송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가 공적자금 지원의 조건으로 정부가 회사 경영과 연비효율이 높은 차량 개발 등에 있어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법안을 보기 전까지는 언급을 하지 않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해리 레이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은 상원 공화당에 넘어가 있는 상태"라며 "공화당이 우리에게 동의할지에 대해선 아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