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11일 최근 경기불황으로 인한 중소기업 및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틈타 폭행·협박 등 불법채권추심행위를 일삼는 고리사채업자들을 대상으로 일제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사채업자들의 세금탈루 백태가 소개돼 눈길을 끌고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부산에서 30년 동안 점을 쳐왔던 한 역술인은 복채로 얻은 수입으로 사채업을 하면서 탈세를 한 사실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적발돼 거액의 세금을 얻어 맞았다. 정작 자신의 운명에 대해선 점치지 못했던 셈.
■ 세무조사 받을 자기 운명은 몰랐나…30년 역술가 '덜미'
국세청에 따르면 부산의 김某씨(55세)는 30여년간 역술업을 해왔던 역술가. 그는 역술업에서 복채나 부적 등의 값으로 30여년간 수십억원의 자금을 모은 후 수년전부터 미등록 사채업도 운용해 왔다.
그는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긴급자금이 필요한 사업자에게 63억원을 고리로 빌려주고 이자 등을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입금 받는 방법으로 14억원을 탈루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더해 그는 국세청의 금융추적조사 과정에서 그의 아들에게 탈루소득 14억원을 포함해 모두 16억원을 증여한 사실이 추가로 적발되기도 했다.
세무조사 끝에 그는 이자수입누락 14억원에 대해 소득세 등 6억원이 추징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조치까지 당했다. 정작 자신의 운명은 점치지 못한 셈이 된 꼴. 국세청은 또 그의 아들에 대해서도 증여세 5억원을 과세했다.
■ 외견만 건설업이지 알고 보면 사채업자였던 강씨
경기도에서 외견상 소규모 건설업을 운영하는 강某씨(50세)는 실제는 기업을 상대로 사채업을 운영하는 대금업자.
그는 중간수집책을 통해 어음을 수집하고 친인척 및 종업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어음을 할인하는 등 철저히 소득을 은폐했다.
세무조사에 나선 국세청은 강씨가 2002년 이후 5년간 어음 6000여건, 액면가액 848억원을 할인해 이자소득 32억원을 탈루한 사실을 적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그는 탈루한 소득으로 10억원대의 부동산을 취득했고 해외에도 20여억원을 투자해 호텔을 설립하는 등 화창한 나날을 보냈다는 것.
국세청은 강씨가 탈루한 소득 32억원에 대해선 소득세 14억원을 추징하고, 그의 탈세행위가 사기나 기타 사해행위로 봐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조치까지 했다.
■ 172개 차명계좌 운영한 이씨…계좌관리도 힘들었겠네
친인척 명의로 사채업체를 운영하면서 원금과 이자는 다른 친인척 명의 예금계좌로 회수하는 수법으로 세금탈루한 이某씨(70세)의 이야기.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사채업을 하고 있는 그는 친인척 최某씨 명의로 △△△론이라는 사채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씨는 친인척 명의로 500여건의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채무자가 경제적 약자인 것을 악용해 친인척 김씨 등 타인명의 예금계좌를 무려 172개나 만들어 이를 통해 이자 및 원금을 송금하게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국세청은 이자 및 원금을 송금 받는 통장은 사채업자 이씨가 실제 관리했으며, 이를 통해 얻은 38억원의 사채이자 수입을 세무신고 누락하고 부동산 취득 등에 사용한 사실을 세무조사를 통해 적발했다.
결국 그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탈루소득 38억원에 대해 소득세 19억원을 내야했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통고처분까지 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