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지출을 더욱 과감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왔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장은 11일 이 연구소 주최로 열린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의 정책대응'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의 재정 여력은 재정적자를 감당하기에 충분하다"며 "대규모의 신속하고도 과감한 재정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홍 실장은 "현재는 재정건전성이나 물가안정에 대한 우려보다는 총수요를 늘리는 것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해야 한다"며 "국민연금 기금과 외환보유액, 한국은행의 발권력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24.4%에 달하는 국민연금을 비상시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고 한은이 (발권력으로) 국채를 매입하면 채권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 없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원화 자금을 국채매입 대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소요되는 추가적 지출 규모가 9조 5천억~ 30조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내년도 성장률을 1~2%포인트 끌어올리려면 올해보다 재정지출 규모를 14.1~ 22.1% 대폭 늘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내년도 수정예산안의 SOC 투자증액분 5조 2천억 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고용 측면에서는 연간 약 8만 6천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0.4%포인트 추가 상승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물류비 절감, 교통혼잡도 완화 등의 효과를 내 경제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의 SOC 투자가 교통 인프라 등 물량적 자본을 축적하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지식 인프라 구축이나 환경 비용 감축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조기발주와 착공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