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정병철 상근부회장은 11일 경기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비율이 될지는 모르지만 구조조정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고, 또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 반도체 사업의 경우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호황일 때는 구조조정을 생각할 수 없지만, 불황일 때는 좋은 기업은 좋은 기업대로 도약과 미래를 위해 준비할 것이고, 어려운 기업은 어려운 기업대로 준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삼성, 현대기아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직후에 나온 것으로서, '인위적'이 아닌 '자발적' 또는 '상시적'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최근 LG전자 브라질 공장이 인력을 감원한 것과 관련, '삼성, LG 등이 인력삭감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해외에만 해당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인력감축을 안 한다는 얘기는 한국에서의 얘기이고, 외국까지 나가는 얘기는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는 경제위기 이후 몇몇 재벌 기업들이 잉여 현금자산으로 인수합병(M&A)을 해서 덩치를 더욱 키울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기업의 CEO들이 여러 분야의 많은 기업을 거느릴수록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정말 확실한 몇개 기업을 키우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과거와 같은 M&A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문일답에 앞서 기조연설에서 "세계경제 동반침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 처한 기업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당분간 서바이벌 게임이 치열해질 것이며 한국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내년 경제는 상반기가 고비가 될 것이고, 하반기부터 경기부양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유가 하락 효과가 실물부문으로 파급되면 점차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함께 참석한 한국경제연구원 김종석 원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 조치에 대해 "이자율 인하는 예측된 것이고, 경기상황을 봐서 앞으로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금리수준이 아니라 자금유통이므로 금리인하와 함께 자금유통을 위한 수단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