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업종별 부가가치율 세분화해야
소액부징수자, '거래징수 의무 면제'가 바람직
-세제발전과 납세자권익 향상 정책토론회-
사업자들의 거래투명성을 제고하고, 과표양성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간이과세제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되, 과세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업종별 부가가치율을 조정하거나 소액부징수제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서울시립대 교수)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납세자연합회와 한국조세연구원의 '세제발전과 납세자권익 향상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부가가치세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 사무총장은 "간이과세제도는 적용기준의 적정성, 사업자간 조세부담 불공평 및 경제적 왜곡 초래, 세금계산서의 정상적인 흐름 단절에 의한 근거과세 저해, 업종별 부가가치율의 적정수준과 지나친 단순화로 인한 왜곡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사무총장은 "간이과세제도는 단계적인 축소가 이뤄져야 하나,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볼 때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서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간이과세제도는 직전연도 연간 매출액이 4800만원 미만인 개인사업자의 납세편의를 위한 제도로 세금계산서 수수료 등이 면제되며, 매출액과 업종별 부가가치율, 부가가치세율(10%)을 곱한 금액을 납부세액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최 사무총장은 "업종별 부가가치율이 실질적인 부가가치율을 반영하지 못해 현행 3단계 업종별 부가가치율을 독일의 54단계나 일본의 5단계 또는 10단계 이하로 세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업종별 부가가치율은 제조업, 전기·가스 및 수도업, 소매업은 20%, 농업, 건설업, 부동산임대업 등은 30%, 음식업, 숙박업, 운수 및 통신업은 40%로 3단계 체계로 이뤄져 있다.
일본의 의제매입률은 도매업 90%, 소매업 80%, 제조업, 건설업, 전기·가스업, 농업 등 70%, 기타 사업 60%, 부동산업, 서비스업(음식업 제외), 운수통신업 50% 등으로 돼 있다.
또한 최 사무총장은 소액부징수제도와 관련 "적용기준의 적정성 및 거래징수한 부가가치세액의 미납부 문제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액부징수제도는 징수할 세액이 일정금액에 미달할 경우 이를 징수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부가가치세에서는 간이과세자의 공급대가가 1200만원 미만인 경우 납부의무가 면제된다.
최 사무총장은 "소액부징수자들이 전체 사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기준금액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 이를 더 낮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소액부징수제도를 규정할 때 일정규모 이하의 매출액을 가지는 사업자에게 납세의무를 면제해주는 것보다 거래징수 의무를 면제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에 사업자의 직전연도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소액부징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재화·용역 공급자가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 세액 구분을 표시해야 납세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며 "신용카드 매출전표, 직불카드, 현금영수증 등의 서식을 통일하고, 단말기설치 회사에 대한 명령사항 교부 및 이행의무 부여, 공급자에 대한 가산세 규정 등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웅희 한국세무사회 조세연구소 전문연구원은 "간이과세제도가 폐지되면, 거래투명성 및 형평성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무대리인에게 국가보조금을 줘 영세납세자의 세무편의성을 늘린다면, 납세절차가 복잡해 간이과세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호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간이과세제도 폐지와 관련 "간이과세자가 일반과세자로 전환됐을 때 탈세가 줄어들 것인지, 세금계산서 수수관행의 문제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며 "세금을 제대로 낼 능력이 안 되는 납세자에게 일반과세자로 전환하는 것은 세금에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