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자동차회사인 H사에 자동차 계기판을 특화해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 A사는 2007년 9월 관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계기판 제조를 위해 수입한 부품의 관세 등을 잘못 신고 납부했다며 3억여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A사는 지난 2000년 일본의 계기판 기술업체인 B사와 합작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업체로, 2003년 계기판 제조에 관한 기술도입계약을 B사와 체결하고, 국내에서 제조된 자동차 계기판 판매금액의 3∼4%를 로열티로 지불해 왔다.
자동차 계기판 생산에 필수적인 계기판 지시계 구동모터의 제조기술을 B사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
문제는 A사가 B사로부터 이 구동모니터를 수입하면서 로열티 송금액을 제외한 순수 구동모니터 가격만을 세관에 수입신고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A사는 기술에 대한 로열티는 신경도 쓰지 못한 채 당연히 수입한 모니터 가격만 신고하면 된다고 판단했지만 관세청과 세관의 판단은 달랐다.
세관은 A사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A사가 B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B사로부터 수입한 구동모터와 관련돼 있고, 로열티 역시 구동모터의 거래조건에 따른 거래금액의 일부로 판단, 3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현행 관세법과 세계무역기구(WTO)의 평가협약에 따르면 로열티 등의 과세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물품과 로열티간의 ▲관련성과 ▲판매조건의 두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A사가 수입한 구동모터의 경우 B사가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B사로부터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계기판제조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관련성과, 판매조건 모두에 해당된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반세기 동안 번듯한 기술하나 없이도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하고, 교역량을 몇 천배 규모로 늘려 온데에는 A사와 같이 일본, 유럽 등 기술선진국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도입한 각종 제조기술이 밑바탕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제조기술 도입계약에 따라 수입하는 경우 로열티의 포함여부는 과세의 쟁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신고납부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 : 서울본부세관 심사국>
[※ 본 내용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빈번히 발생하는 관세청 심사사례를 정리한 것으로 법적효력을 갖는 유권해석은 아니므로 각종 신고나 불복청구에 증거자료로는 활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