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고학력일수록 세금 내기 싫어해"
"세무조사 비율확대, 탈세 처벌강화 필요"
-세제발전과 납세자권익 향상 정책토론회-
고소득이거나 고학력일수록 성실납세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 30, 40대의 봉급생활자도 세원이 투명하게 공개돼 성실납세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박명호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납세자연합회와 조세연구원의 '세제발전과 납세자권익 향상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납세자의식 분석과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의 만 25세~64세 일반 국민을 무작위로 추출해 총 2339명에 대해 성실납세의향, 납세순응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 3명중 2명은 성실납세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고소득, 고학력, 비자영업자, 무종교자, 위험선호자 및 30, 40대 봉급생활자 등은 성실납세 의향이 전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봉급생활자의 경우 세원이 투명하게 공개돼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서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지난 3년간 소득이나 매출을 누락하거나 계약서를 왜곡해 탈세를 한 적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약 97%가 그런 것이 없다고 답했으나, 가상의 상황에서 탈세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70%가 탈세를 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만이 성실납세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박 연구위원은 "실제상황에서는 적발 및 처벌가능성 등을 이유로 납세를 하나, 가상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세원투명성을 높이는 정책과 세무조사 비율 확대 및 처벌 강화가 성실 납세의향이 낮은 계층의 납세를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40대, 고소득, 자영업자 계층의 납세순응도가 전체 평균보다 낮아 이들 계층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두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연구위원은 "조세형평도와 관련 10명 중 6명 정도가 현행 조세제도가 고소득층에 유리한 시스템이라고 답했으며, 전체의 50%만이 세금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연구위원은 "조세연구원에서는 체계적으로 납세의식 수준을 측정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번 설문결과는 이에 대한 1차 결과를 발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심태섭 단국대 교수는 설문조사 방법과 관련 "종속변수를 조세이해도나 조세형평성로 삼아 이것이 납세순응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세무당국은 조세이해도를 높이거나 형평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세무당국이 특정업종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거나 가산세를 높이겠다는 발표가 납세순응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추가하면 이에 따른 결과에 따라 세무당국이 정책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토론자인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은 "납세순응도가 67%, 실제순응지표가 97% 등으로 너무 높게 나왔다"며 "2005년 납세의식은 39%, 2007년 32%였는데, 현재는 47%로 나와 납세의식이 획기적으로 올라간 근거 등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