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등 통신사업자 SPC 통해 재원마련 건의
KT를 비롯한 통신사는 2일 와이브로 및 IPTV 사업에 모두 1조6천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투자촉진 민관합동회의'에 통신사업자를 대표해 참석, 민관 합동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방식으로 와이브로 및 IPTV 사업에 모두 1조5천73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항목별로는 IPTV 셋톱박스를 소외계층 등에 리스해주는 등 서비스 활성화에 6천573억원, 교육 등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과 개발에 2천831억원, 와이브로의 전국 네트워크 구축에 6천326억원 등이다.
이중 셋톱박스 리스 사업에는 오는 2012년까지 550만대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KT는 이를 위해 설비투자펀드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다음 SPC의 출자 및 산업은행, 기업은행의 연계 대출, KT의 매칭투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KT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모두 10조원 규모의 시장이 창출되고 4만8천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앞서 가용능력을 최대한 동원해 투자에 나섰음에도 역부족이라며 콘텐츠 및 네트워크, 단말기 등 모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실제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KT는 2012년까지 310만명의 IPTV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로 1조2천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장은 여기에 덧붙여 와이브로 투자의 경우 실제 수혜자는 제조업체에 돌아가는 등 문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과거 초고속인터넷망의 초기 건설처럼 특단의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SPC 출자를 통한 와이브로망 구축 사업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SPC가 통신사업권을 갖고 통신설비를 운영하거나 이에 따른 수익을 통신사들에게 배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는 사전협의없이 이뤄진 건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의 장기저리융자 지원이나 IPTV 리스에 산은 및 기은의 연계대출 등을 통하는 금융지원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구체적인 사업을 놓고 어떻게 하겠다는 논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며 "정부 참여 문제도 전혀 검토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KT의 건의사항에 대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