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로 예정된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국회 인사 청문회에선 굵직굵직한 공안 사건을 직접 다루거나 수사지휘를 해온 천 내정자의 이력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천 내정자는 올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해 `용산참사' 사건을 3주 만에 처리했고 1년을 끌어 온 PD수첩 수사도 지난달 말 마무리했다.
검찰은 용산참사가 일어났을 때 진압작전에 투입된 경찰관 1명이 사망한 책임을 철거민에게 물어 기소했지만 작전도중 숨진 철거민 5명은 자기 과실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야권은 `공권력의 과잉진압과 판단 실책으로 철거민들이 죽었는데도 경찰에 아무런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검찰의 책임자인 천 내정자에 대한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를 보도한 PD수첩의 제작진을 기소하면서 검찰이 작가 김모씨의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한 것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수사상 필요에 따라 압수수색을 통해 이를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개인끼리 주고받은 사적인 이메일을 PD수첩의 제작 의도와 연결, 수사발표 자료에 포함해 공표한 것은 위법이라는 비판여론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검찰 청문회 준비단은 미국 검찰이 2002년 월드콤 파산사건 수사 발표 때 이메일을 공개한 사례 등 다수의 해외사례를 수집, 공세에 대비할 방침이다.
천 내정자가 1998년 부산지검 공안부장 재직 당시 맡았던 `영남위원회'(반국가단체 결성 혐의) 사건의 피의자 15명 중 12명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 등도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
2001년 서울지검 공안부장 재직시엔 강정구 동국대 교수 등 8ㆍ15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이 북의 사전지령을 받았다는 내용을 기자실에서 브리핑했다가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브리핑 내용을 취소한 일도 청문회에서 재론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야권은 천 내정자가 수원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수사를 지휘한 여간첩 원정화 사건과 관련해 계부 김동순씨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는 점도 물고 늘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적인 문제로는 3월10일 거주용으로 매입한 시가 28억원짜리 주상복합형 아파트 서울 신사동 중앙하이츠 파크의 구입자금 출처가 집중 추궁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 내정자는 이 아파트 매입 자금을 마련하려고 4월 지인 박모씨에게서 15억5천만원을 빌렸다가 6월 은행에서 7억5천만원을 별도로 대출받아 이자 400만원과 함께 갚았다. 박씨에게는 아직 8억원이 부채로 남아있다.
또 지난해 6월 이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할 때 남동생에게 5억원을 빌렸는데 그가 이런 거금을 빌려줄 만한 재정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의혹을 사고 있다.
천 내정자는 현재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포함해 강남에 대형 아파트 2채를 소유하고 있는데, 청문회 준비단은 잠원동 아파트를 신사동 아파트의 매입계약 전날인 3월9일에 매물로 내놓은 자료를 갖고 있다.
준비단 관계자는 "잠원동 아파트가 아직 팔리지 않아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상황이고, 남동생의 대출문제도 당사자에게 확인한 결과 자금 출처에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천 내정자는 이번 청문회에서 대검 중수부 기능 개편과 수사범위 축소 등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검찰 개혁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