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協, 부산회의서 헌법개정 관련 공동성명 발표
6개항으로 된 '지방분권 촉진 위한 공동건의문'도 채택
전국 16개 시.도지사는 3일 헌법 개정 논의와 관련, 공동성명을 통해 "독일식 지방대표형 양원제 도입을 포함한 중앙-지방간 수직적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가진 제22차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에 대한 공동성명'을 통해 "헌법개정 논의가 중앙정부의 수평적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돼 있다"며 "권력집중의 문제를 대통령과 국회 사이의 권력배분 문제로 보는 19세기적 산업사회 국가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1세기 세계화 시대는 지방이 중심이 되는 국가발전모델을 요구하고 있다"며 헌법개정 과정에 포함돼야 할 사안으로 지방정부의 위상과 역할 강화, 정책결정권 보장, 자주재정권 부여, 국가입법 참여제도 확립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현행 헌법상 지방자치권의 내용과 범위가 협소하고, 중앙정부가 지방정책을 결정하고 지방정부가 이를 집행하도록 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헌법에 지방정부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 지역발전의 핵심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지방정책 관련 법령 해석권도 헌법에 명시해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정부의 자주재정권 부여와 관련 "현행 헌법은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를 중앙정부가 정해주는 수입에 의존하도록 하고 있어 지방재정의 책임이 저하되고 있다"며 "지방정부의 세원을 강화하고 세율을 지방정부가 정할 수 있는 권한을 헌법에서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에 따르면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정하는 법령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수 밖에 없다"며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치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방자치 관련 법령 및 중요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주장했다.
이들은 지방정부의 국가입법 참여제도 확립과 관련해 "독일의 사례와 같이 국회를 양원제로 구성해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가칭 지방원을 헌법상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합리적 역할 분담으로 선진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기 위한 헌법 개정에 앞장설 것"이라며 "정치권, 언론기관, 사회단체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적극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도지사들은 이와 함께 '지방분권 촉진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통해 정부의 강력한 지방분권정책을 촉구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지방행정기관 조직 및 인력 지방이관, 진정한 자치경찰제 도입, 택지개발, 도시개발, 주택건설 등과 관련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이양 등 6개항을 건의했다.
이날 회의를 주관한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측은 "국회를 중심으로 한 헌법 개정논의에 전국의 시.도지사가 가세한 만큼 중앙과 지방간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확산될 것"이라며 "특히 시.도지사가 공동건의한 지방분권 6대 과제는 헌법개정론과 함께 국정쇄신용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 및 건의문 채택에 앞서 열린 현안과제 토론 및 심의시간에서는 명지대 김형준 교수가 나서 '지방분권추진전략 용역 결과 보고'를 통해 "전문가 200명, 일반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지방자치 수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의 2.0%, 일반인의 5.1%만이 우리나라의 자치 수준이 높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방자치가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조사에서는 권한과 재원부족이라는 의견이 26.1%로 가장 많았고, 중앙집권적 정치.행정구조 때문이라는 의견이 24.0%로 뒤를 이었다"며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지방이전과 지방정부의 국정참여제도 도입 등 지방분권의 로드맵 구축과 전략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국회 미래헌법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국회헌법개정 연구 동향'이란 발표에서 지방분권의 헌법적 보장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고,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이 나서 4대강 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협의회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해 김범일 대구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10개 시.도지사가 참여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 등 6개 시.도지사는 개별일정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