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13기, 14기에서 7명 승진할듯
권재진(사법연수원 10기) 서울고검장과 김준규 대전고검장(11기)이 3일 잇따라 퇴임하면서 13일 검찰총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이후 있을 고검장 승진인사가 검찰 내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성우(11기) 대검차장도 인사청문회 직후 사퇴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고검장급 인사들의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성관 내정자의 총장 취임 때까지 빈자리로 남을 고검장급 직위가 최소 4개에서 최대 9개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확실히 공석이 된 고검장 자리는 천 내정자가 맡은 서울중앙지검장직을 포함해 모두 4개다. 여기에 천 내정자보다 사법연수원 선배인 10기와 11기 3명이 용퇴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사임한다면 7명의 고검장 승진 요인이 생긴다.
고검장 승진 폭의 최대 변수는 천 내정자와 동기인 12기 출신 2명(이귀남 법무차관, 이준보 대구고검장)의 거취인데 2005년 정상명 총장 취임 때 동기 3명이 조직 안정을 위해 검찰에 남은 것처럼 이들도 잔류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편이다.
이들이 떠나면 고검장 9자리가 모두 교체된다.
법무부가 사법연수원 7기부터 기수당 4명을 고검장으로 승진시켰던 전례에 비춰보면 12기인 김종인 서울동부지검장, 김수민 인천지검장 중 1명이 고검장에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예상을 깬 천 내정자의 총장 지명이 인적 쇄신을 통한 검찰 개혁을 주문한 것이라면 12기를 건너뛰고 13, 14기에서 3∼4명씩 고검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13기 가운데 한상대(50.서울) 법무부 검찰국장, 황희철(52.광주) 서울남부지검장, 정진영(50.대구) 서울서부지검장, 차동민(50.경기) 수원지검장, 박용석(54.대구) 부산지검장, 조근호(50.부산) 서울북부지검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14기에서는 김홍일(53.충남)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노환균(52.경북) 대검 공안부장, 안창호(52.대전) 대전지검장, 김영한(52.경북) 청주지검장, 채동욱(50.서울) 법무부 법무실장, 박기준(50.경남) 의정부지검장 등이 세평에 오른다.
천 내정자가 51세(1958년생)로 역대 세 번째 `젊은' 총장 탄생이 예상돼 연령도 고검장 승진의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천 내정자의 동기인 12기까지 용퇴한다면 15기까지 승진 대상이 넓혀질 수 있지만, 올해 들어 12∼15기 4개 기수가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것이어서 조직이 조로하면서 흔들릴 수 있다는 부작용 때문에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이번 고검장 승진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대검 중수부 기능의 약화로 대형 부정ㆍ부패사건을 떠맡을 것으로 점쳐지는 서울중앙지검의 수장과 총장을 근접거리에서 보필하며 검찰의 안방살림을 책임질 대검차장에 누가 임명될 것인지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한상대 검찰국장과 차동민 수원지검장, 박용석 부산지검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강화하고 권력 누수를 막으려면 1기수를 건너뛰어 14기 출신을 임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게 나온다.
대검차장은 총장보다 나이가 어리고 같은 공안인맥이 아니어야 한다는 등의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후보군이 정진영 서부지검장, 차동민 수원지검장, 조근호 북부지검장 등 3명으로 좁혀진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공안인맥의 약진 여부와 서울중앙지검장직을 어느 기수가 맡느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안통들이 검찰 수뇌부에 대거 발탁된다면 지난 10년간 소외된 공안분야가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면서 검찰의 운영 기조를 점칠 수 있게 되고 그간 총장의 3∼4기 후배인 초임 고검장이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장에 고참급이 배치되면 중앙지검의 위상 변화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