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공직자 중 최고 재산가인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 약속이 재단법인 설립을 통한 장학과 복지사업의 기부방식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 대통령 재산의 대부분인 331억4200만원의 재산이 출연되는 '청계'라는 이름의 장학재단이 생긴다.
'재단법인 청계'의 사무실은 기부재산 목록의 일부인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장학재단 관련 주무관청인 서울시 교육청에 허가를 얻은 후 관할세무서인 서초세무서에 법인설립신고 및 사업자등록을 하면 재단설립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1개월 정도 소요된 오는 8월중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돈이 오가는 동안 세금문제는 어떻게 될까.
이 대통령이 300억대의 재산을 기부하지 않고 갖고 있는다면 추후 증여나 상속이 이뤄졌을 테고 따라서 재산을 받는 사람이 증여세나 상속세를 납부해야했겠지만, 비영리법인인 장학재단을 설립했기 때문에 세금문제는 전혀 달라진다.
우선 청계 장학재단의 입장에서는 증여세 등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
청계 장학재단이 받는 재산은 이 대통령의 개인재산으로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되지만,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가액은 증여세 과세가액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액 면제대상이다.
아울러 앞으로 청계 장학재단에 기부하는 개인이나 법인 역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장학재단은 법인세법상 지정기부금 단체에 해당되며, 이 단체에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낸 개인은 연말정산에서 소득금액의 15%까지 법인은 5%까지 손비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
전국에 있는 이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기부가 이어질 경우 개인은 소득공제혜택을, 법인은 손비인정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다.
근로소득자인 이명박 대통령 역시 자택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재산을 청계 장학재단에 기부한 덕에 소득금액의 15%한도 내에서 기부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연봉이 2억863만1000원(2008년 기준)으로 2억원이 넘는 만큼, 다른 공제항목을 감안하더라도 3000만원 이상을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이미 월급 전액을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기 때문에 공제금액은 다른 공제항목을 고려해서 감안해 봐야 할 것이다.
이래저래 이 대통령의 재산기부로 장학재단은 증여세를 면제받고, 출연자들은 소득공제나 손비혜택을 보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