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OB맥주에서 장학금 받아 친밀할 뿐"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서울대학 총장 선거 당시 기업인들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2일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둘째 날에는 관련 기업 이니셜이 실명으로 전환돼 정 후보자와의 관계가 도마에 올랐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은 "영안모자(Y사)의 백성학 회장과 두산그룹(D사) 박 회장(박용현 당시 서울대병원장)과 정 후보자 3인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백 회장에게서 받은) 1000만원 이상은 받은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 후 인사청문회를 본 시청자들이 소가 웃을 일이라고 전화를 해 왔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영안모자 창립 50주년 파티 때 헤드테이블에 영안모자 회장, 두산그룹 회장, 후보자 본인, 김종인 전 의원 등이 앉아 있었고, 영안모자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공식적으로 '저기 계신 정 총장이 총장이 되도록 내가 뛰었다'고 했고, 병원장인 박 회장(두산그룹)에게 부탁을 한 것까지 확인됐다"며 "지인들이 서울대 총장후보를 도와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교수들이 어떤 무리를 지어서 투표하지는 않는다"며 "선거는 비밀선거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을 모독하는 말"이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차점자와 차이가 100표쯤 되던데 의대 300명이 당시 다 투표했다고 하지 않더라도 80∼90% 투표율을 감안하면 병원장이 얘기했다고 전원 다 정 후보자에게 투표했겠는가 만 그래도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 게 맞지 한 표는 줬을 것이라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박 회장과의 이 의문을 안고 가는 것은 총리가 되고 나서도 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두산그룹이 신규사업을 진출하든 무엇을 하든 다 정운찬 총리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소문에 시달릴 것이다.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한가지 확실한 것은 프로야구 두산팬인데, 대학 4년 동안 서울대 동문회장이 계신 오비맥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그 회사에 친밀감을 느껴서 지금까지 프로야구 팬으로 좋아하는 것 일뿐 두산그룹과는 연이 없다"며 두산그룹과의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또 "서울대에 1500명이 투표권자이고, 의과대학 300명이 다 투표한 것도 아니고, 두산그룹 관계자가 자기표를 줬는지 도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것은 저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백성학 회장하고는 언제부터 아느냐"고 따졌고, "한 20년 됐다"는 정 후보자의 답변에 "그 사람은 국회에서 위증죄로 고발당해 처벌당했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분에게 어떻게 1000만원을 받았느냐. 이것은 교육공무원법 상 징계양정규정에 따른 청렴의무 위반으로 파면대상"이라고 질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