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이유로 피부양자 배제는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배우자 범위 해석·확정은 다른 국면에서 논의”
민법상 인정되지 않는 동성부부 법적 권리 첫 인정
◆…대법원 (사진=대법원 홈페이지)
민법상 인정되지 않는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일부나마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행위로,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동성 동반자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에 준해 건강보험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문제와 민법 내지 가족법상 '배우자'의 범위를 해석·확정하는 문제는 충분히 다른 국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동성혼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장 제도에서는 동성 부부를 법적 부부와 유사하게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원고 소씨는 동성인 김용민씨와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공단은 그해 10월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보험료를 내라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소씨는 "실질적 혼인 관계인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소씨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 재판부는 "동성 부부를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