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고령화 속도에 中, 내년부터 정년 연장한다

男 60→63세, 女 50~55→55~58세로 연장

노인 부양 부담 줄여 연금 재정에 유리 판단

중국 정부가 저출생 및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내년부터 법정 은퇴 연령을 점진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이날 폐막한 제11차 회의에서 정년 연장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1978년 이후 약 46년 만이다.

이에 따라 남성 근로자의 법정 퇴직 연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15년에 걸쳐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여성 근로자는 기존 50세(화이트칼라 55세)에서 55세(화이트칼라 58세)로 연장된다.

중국이 이처럼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국가의 노인 부양 부담을 줄여 연금 재정에 도움이 되고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78.6세로 최근 4년 사이 1세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기대수명은 2005년에는 72.95세였으나 2010년 74.83세, 2015년 76.3세 등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중국은 이미 '중간 단계'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35년에는 '심각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빅토리아 대학교의 시우지안 펭 수석연구원은 로이터에 "정년 연장을 통해 노동력 참여율을 높여 인구 고령화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며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생산성 성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정년 연장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 가뜩이나 힘든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져 구직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은 16∼24세의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을 만큼 실업난이 심각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