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이재명, 당내 여러 의견 듣고 있는 중"
"자본시장 활성화, 경제성장에 '필수적'…李 분명히 인식"
"지도부는 원래 유연한 입장…현명한 결과 낼 것"
"1, 2년 유예 필요치 않아…증시 선진화 뒤 시행 적절"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달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 최고위원은 15일 공개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만 확실한 것은 이 대표도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인터뷰를 통해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고 밝혔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충격조차 나쁜 시그널이 될 수 있는 이 시점에 어떤 결정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고려할 것이다. 신중하고 현명한 결과를 내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추가 유예' '시행' 어느 쪽에 무게를 싣고 있나' 질문에 "당 지도부는 열린 입장이다.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도 아니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의원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스스로도 앞서 유예 의사를 내비친 적도 있었다"며 "다만 양쪽 의견을 다 들어보기 위해 한번 토론해보자고 정리가 된 것이다. 최근 여론의 반발 때문에 기류가 바뀐 것도 없다. 지도부는 원래부터 유연한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후 오는 24일 예정된 민주당 금투세 찬반 토론회 전망에 대해선 "민주당 경제정책의 궁극적 목표를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금투세 논쟁이 이념에 따른 색깔 논쟁으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 최고위원은 "당내 이런 논쟁이 굉장히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조세 정의가 중요한지, 주식시장 활성화가 더 중요한지 토론을 하고 있다. 과거였다면 재벌과 대기업을 갈라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텐데, 이제는 관점이 바뀌었다. 상투적 레토릭은 더 이상 당에서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조세 원칙도 있지만 경제 정책의 원칙도 있는 것이다. 경제 정책은 산수가 아닌 함수다. 언뜻 보기에는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이른바 큰손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들면서 개인도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또 "심리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금투세 시행의 영향을 가늠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다"고 했다.
앞서 '금투세는 국내 주식시장을 선진화시킨 다음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유예 입장을 밝힌 그는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더라도 1,2년 단기 유예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유예하더라도 1년, 2년 이런 식의 유예는 필요하지 않다"며 "주식시장이 선진화된 뒤에 시행하는 게 적절하다. 아직 주식시장이 선진화되지 못한 점을 정치권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민의힘에 상법 개정을 분명하게 요구하고 싶다"며 "정부는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야 하고, 기업은 주주들에게도 '충실 의무'를 가져야 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문제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 도입 찬반 토론회를 열어 당내 이견을 교통정리 하고 의원총회 등을 열고 당론을 하나로 모은다는 방침이다.
당초 민주당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국민의힘과 일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금투세 폐지 요구가 거세지면서, 지난달부터 제도 시행을 유예하자는 주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금투세 추가 유예 및 완화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으나, 지난 1일 양당 대표 회담에서 '금투세 폐지'를 압박해온 한동훈 대표가 최소한 내년 시행은 유예하자고 했지만 "자본시장 구조개혁이 수반돼야 한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당내 의견은 현재 크게는 '추가 유예론'과 '보완 후 시행론'으로 나뉜다. 민주당 기획재정위원으로서 처음으로 정일영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금투세는 유예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당 지도부로서 "금투세는 주식시장 선진화 이후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유예 입장을 밝히며 지도부가 유예론에 무게를 둔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외 이소영, 전용기, 이연희 의원 등도 현재 주식시장에서 금투세를 도입하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시행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금투세는 예정대로 시행하되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당초 금투세 시행 입장을 견지해온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비포장도로라도 수익을 올렸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며 내년 1월에 금투세를 시행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