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으로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주만 최저치에 머물렀다. <사진 로이터>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시장이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對)중 강경 정책이 예상되면서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우려가 확대,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주만 최저치에 머물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수요 전망 하향 조정과 미국 달러 강세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1%(6센트) 상승해 배럴당 71.8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1%(8센트) 오른 68.12달러에 마감했다.
마지막 거래일 이틀간 5%가량 떨어진 유가는 이날에도 지난 10월 29일 이후 최저 가격에 종가를 찍었다.
중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지방 정부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0조위안 규모의 부채 패키지를 발표했으나 시장은 이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분석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국 관세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부양책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한 외교 정책 또한 중국의 수요 둔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국무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중국, 이란, 쿠바 등 미국의 지정학적 적대국에 대한 강경한 외교 정책을 옹호하는 인물이다.
미즈호의 밥 야거 선물부문 이사는 "(트럼프의) 외교 정책팀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으며, 이는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증가를 위협할 것"이라고 봤다.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지수 또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유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달러가 비싸지면 다른 국가의 석유 가격이 비싸져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OPEC은 올해 들어 네 차례 연속 2024년과 2025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OPEC은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82만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기존의 193만배럴 증가에서 감소한 수준이다. 내년도 수요 증가 전망은 164만배럴에서 154만배럴로 낮아졌다.
OPEC+는 12월부터 시작되는 증산 계획 또한 연기했다.
런던의 가우라브 샤르마 독립 분석가는 "중국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OPEC의 공급 조정은 브렌트 가격 하한을 70달러로 유지하는 것 외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