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우크라 ATACMS 6발로 브랸스크주 공격"
러 외무 "서방 전쟁 새 단계…대응할 것"
푸틴 "장거리 무기 공격 허용은 서방의 직접 개입 의미"
핵교리 승인…핵 非보유국·재래식 공격에도 핵 대응 가능해져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ATACMS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자, 러시아는 "서방이 확전을 원한다는 신호"라고 밝혔으며 같은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교리(독트림) 개정안을 통해 핵 공격 사용 기준을 크게 낮추면서 미국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사진 로이터>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자, 러시아는 "서방이 확전을 원한다는 신호"라고 밝혔으며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교리(독트린) 개정안을 통해 핵 공격 사용 기준을 크게 낮추면서 미국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해제했다는 소식이 나온 지 이틀만인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서 6발의 에이태큼스가 브랸스크주의 한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6발 중 5발을 요격하고 1발은 훼손했다고 밝혔다. 보고된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러시아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자회견장에서 "우리는 이것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새로운 전쟁 단계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ATACMS가 브랸스크 지역에서 밤새 반복적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은 그들이 긴장 고조를 원한다는 신호"라며 "푸틴이 거듭해서 말했듯이 미국이 없다면 이러한 첨단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도움 없이는 ATACMS 등 미사일을 직접조준하고 발사할 수 없다며 서방의 장거리 무기 사용 허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NATO, 미국, 유럽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간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지원 장거리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 제한 해제에 관해 서방의 직접 개입을 의미한다며 거듭 확전을 경고하는 동시에 핵무기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원칙을 담은 핵교리 개정안을 승인하며 핵무기 사용 기준을 크게 낮췄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000일 만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제 러시아는 공격자가 핵무기 비(非) 보유국이더라고 핵무기 보유국의 참여나 지원이 있을 경우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의 주권이나 영토 보전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재래식 공격에 대해서도 핵 공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함부르크 대학교 평화연구 및 안보정책 연구소의 알렉산더 그라프는 "러시아가 전반적으로 재래식 공격에 대응한 핵 공격의 임계치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국가안보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핵 태세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은 세계 핵탄두의 88%를 통제하고 있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핵교리 개정 승인으로 인해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