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고위 관리 사살 목적으로 공격
하산 나스랄라 사살때 사용한 벙커 버스터 발사
4발의 미사일 공격 받아 8층짜리 주거용 건물 파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베이루트 바스타 지역의 건물이 파괴된 현장. 사진=로이터통신
23일(현지시각) BBC·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새벽 베이루트 중심부 바스타 지역의 주거용 건물을 겨냥한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66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안 소식통은 이날 오전 4시쯤 아무런 예고 없이 벙커 버스터 등 4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8층짜리 주거용 건물 한 채가 파괴되었다고 말했다. 벙커 버스터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지거나 땅속에 있는 벙커처럼 방호력이 높은 구조물을 부수기 위해 개발된 무기다. 지난 9월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하는데도 사용한 바 있다.
응급 구조대원들은 하루 종일 중장비를 이용해 잔해를 제거하고 시신을 수습했다. 한 응급 구조대원은 로이터통신에 "건물이 밀집되어 있고 도로가 좁아 상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헤즈볼라 고위 관리인 모하메드 하이다르를 사살하려는 시도였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측은 해당 건물에 헤즈볼라 지도자가 없으며 현재 하이다르의 행방은 자신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근 건물에 살던 55세의 한 주민은 BBC에 "끔찍한 폭발이었다. 유리창이 우리 가족들을 덮쳤다"며 "헤즈볼라 고위 관리가 설사 여기에 숨어 있다고 해도 한 사람 잡기 위해 민간인들을 이렇게 다 죽여야 하는거냐. 우리는 인간도 아니냐"며 울부짖었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이 미국 특사 중재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2명의 서방 외교 관리는 휴전 협상에서 60일간 교전중지 및 레바논 군대와 유엔 평화유지군이 국경 지역을 순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카말 아드완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져 80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잔해에 갇혀 실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