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셋 키우고 다시 시작"… 83세 할머니의 수능 도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오늘, 최고령 응시생인 83세 임태수 할머니가 도전의 길에 나섰다.

임 할머니는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시험장 앞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의 응원을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긴장된 표정 속에서도 굳은 결의를 보이며 고사장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태수 할머니는 70년 전 아버지의 병환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자녀 넷과 손주 셋을 키우며 가족을 위해 헌신한 뒤에야 학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가 선택한 길은 만학도들이 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 일성여자중고등학교였다. 이곳에서 그는 왕복 2시간의 통학을 감수하며 성실히 공부했고, 결국 수시전형으로 두 곳의 대학교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수능에 대한 도전 의지는 식지 않았다. 공부를 포기할까 고민한 적은 없었다고 말한 임 할머니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늦게나마 배우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손주들 다 키우고 나서 하는 공부가 너무 재미있다"며 "모든 면에서 배우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수능이 일제히 진행됐으며 응시생은 총 52만 2670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