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수백개 전달 보도에 깜짝 놀란 美

美 "러-이란 안보 협력 심화 경고...선적 보도에 깜짝 놀라"

전문가 "러, 탄도미사일 공급받으면 우크라 깊은 곳 타격"

이란 "전쟁 당사국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 변함 없어"

서방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 미사일 수백개를 전달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익명의 미국과 유럽 관리를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숀 세이벳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탄도 미사일 공급은 이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확대를 의미한다.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러시아와 이란의 안보 협력 관계가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해 왔는데 이번 언론 보도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전쟁에 사용할 탄도 미사일을 러시아에 보낼 경우 G7과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제 사회가 이란에 대한 새롭고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경고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미국이 전날 워싱턴DC에 있는 유럽 대사들에게 이란의 미사일 선적 사실을 브리핑하는 등 동맹국들에 알렸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이란이 러시아에 곧 단거리 탄도미사일 '파타흐-360' 수백기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9일 보도한 바 있다. 파타흐-360 미사일은 최대 150㎏ 무게의 탄두를 장착한 채 최장 120㎞까지 비행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탄도 미사일의 인도 시점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올 겨울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공격에 대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란은 이미 러시아에 드론 수백 대를 포함한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내에 드론 제조시설이 구축돼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매체 키예프 인디펜던트에 "이란의 졸파가르 미사일을 공급받는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졸파가르의 사거리는 러시아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보다 약간 더 길다"고 설명했다. 졸파가르 미사일은 사거리 700km의 전술탄도미사일로 고체연료 방식이어서 발사 준비 시간을 길게 들이지 않고도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이어 "최근 이란의 미사일 역량이 크게 향상돼 러시아가 원하는 만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러시아에 미사일 인도 사실을 부인했다. 이란 대표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이란은 분쟁 당사국에 대한 군사 지원이 인명 피해 증가, 인프라 파괴, 휴전 협상 결렬로 이어지게 하는 비인도적인 행위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은 이러한 행동 자체에 관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도 분쟁 당사국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