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경찰관들이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립자 권도형 씨를 호송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가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미국 법무부가 밝혔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권도형은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 발행 가상화폐 테라USD(UST·이하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조작 혐의로 미국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갈랜드 장관은 "법원 문서에 따르면 권씨는 투자자들에게 400억 달러(약 58조6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했다"면서 "그는 자신의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고, 미국과 인도 조약이 없는 국가로 도주하기 위해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3세인 권씨는 이날 맨해튼 소재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변론했다. 그는 로버트 레어버거 치안 판사에게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는 권씨가 보석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즉시 구금하라고 명령했다. 로이터 통신은 "권씨는 79페이지 분량의 기소장 사본을 들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다"며 "오는 8일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존 크로넌 판사가 심리하는 법정에 다시 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수배 중인 권씨는 미국에서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연방 검찰은 이날 자금세탁 공모 혐의가 추가된 변경된 공소장을 공개하면서 권씨의 혐의는 총 9개가 됐다.
앞서 권씨는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두바이행 항공편에 탑승하려던 중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체포됐다. 그는 수개월 동안 한국과 싱가포르를 거쳐 도주 행각을 벌여왔다. 몬테네그로는 지난달 31일 권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