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미국의 진행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 로이터>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한 고위급 회담이 열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미국의 협상 진행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방문해 가진 연설에서 "예정됐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3월 10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언론을 통해 회담 계획을 알게 됐다며 "어떠한 우연도 원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사우디에 가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인용 "우크라이나는 리야드에서 벌어지는 일에 어떠한 정당성도 부여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아무도 우리의 뒤에서 결정을 내리길 원치 않는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 없이는 내려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을 배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방식을 전에 없이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에도 미국의 최근 발언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협상의 빠른 성사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기쁘게 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독일 ARD 방송의 '마이쉬베르거 토크쇼'에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건 협상 테이블에서 빠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 미국이 푸틴에게 매우 기쁜 소식을 전하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그들이 푸틴을 기쁘게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안다. 그들이 서로 만나서 빠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최로 열린 회담에는 미국 측 고위급 관리인 루비오 장관과 장관은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윗코프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 특사가 참석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이 함께했다.
실제 양측은 종식 협상을 위한 양국의 고위급 협상팀 설치와 전후 재건 공조에 합의한 것은 물론 양국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후 "미국과 러시아 대사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사국들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안보 보장을 위한 평화유지군 배치, 러시아 점령 영토 협상 등을 두고 뜻을 굽히고 있지 않는 만큼 향후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