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유 부정유통 방지 T/F구성-종합대책 검토
농·어민 등의 유류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중인 '면세유'의 부정유통이 심각한 상황인 가운데 정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재정부는 올해 초 면세유 부정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종합대책 마련 차원에서 관련 T/F를 구성, 대책마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면세유 부정유통을 통한 탈세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세법적인 측면 외에도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유는 농·어민 등이 관리기관(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등)에 농·어업용 기계, 선박 등의 보유현황을 신고,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발급 받아 주유소 등 석유판매업자를 통해 유류세가 면제된 유류를 공급받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는 농·어업용 기계의 보유 대수가 많을수록 유류 사용이 많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면세유가 지급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휘발유, 경유 등에는 개별소비세(교통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의 유류세가 약 50% 가량 붙지만 면세유는 일반 유류가격에 비해 절반 정도 싼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세차익을 노린 주유소 등 석유판매업자가 농·어민과 짜고 석유를 빼돌리거나 면세유 관리기관인 농협 등의 직원이 부정유통을 중개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 문제점으로 대두되어 왔다.
또한 선박용 석유류에 대한 '해상면세유'를 불법 유출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해상면세유는 외국항행 선박 및 원양어선에 공급하는 유류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제도.
해양선이 면세유를 싣고 가다가 육지로 돌아와 면세유를 팔아버리는 등 '악용사례'가 터져나와 골치를 썩히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민 및 원양어선 면세유 공급을 통해 이뤄진 조세지원 규모는 각각 1조4400억원, 6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그러나 부정유통으로 인한 '세금누수분'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면세유 부정유통만 제대로 막아도 정부로서는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수천억원 이상의 세수일실을 막아낼 수 있는 셈.
그동안 정부가 면세유 부정유통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왔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세법을 개정해 면세유류 구입카드 사용자를 연간 1만 리터 이상 사용 농·어민에서 전체 농·어민으로 확대했고, 농·어업용 기계를 허위로 신고하면 2년 이상 면세유 공급을 중단하도록 했다.
또 주유소 등 석유판매업자가 면세유 부정유통에 개입할 경우 3년간 면세유 취급을 허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면세유를 부정유통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어업용 면세유를 지급 받아 자동차 주유용을 팔아 먹는 등의 불법행위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대규모 재정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면세유 부정유통 등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뿐 아니라 국세청은 물론, 경찰청, 해양청 등의 단속 강화 등 종합대책을 마련해 세금누수를 차단하는데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