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유령회사 설립, 수출 위장…32억원 부당이득 시도
반품된 불량 국산담배 180만갑을 '위장수출' 방식으로 밀수입하려던 국제 밀수조직이 관세당국에 적발됐다.
서울본부세관은 11일 국산제조담배 179만8000갑(시가 45억원 상당)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해 국내로 밀수입하려한 노모 씨 등 국제 담배밀수조직 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현재 89만9000갑(시가 23억원 상당)의 밀수입 담배를 압수해 조사중이며, 이는 국내 최대의 밀수입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주범 노씨 등은 태국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9월 국내 담배제조업체로부터 인수받은 반품담배를 태국으로 수출해 현지 보세창고에 보관한 후 태국으로부터 국내에 재반입하고 캐나다로 재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이들은 보세운송을 하는 도중 경기 광명, 안산 등지의 비밀창고에서 상품가치가 없는 포대시멘트로 바꿔치기하고, 빈 담배박스로 위장한 후 담배를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했다.
특히 수출입 과정에서 서로 다른 회사명의를 사용하고, 밀수입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각자 분담해 처리하면서 대포폰으로 서로 연락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이는 담배에 부과되는 고세율의 세금을 내지 않고 차익을 노린 것으로 이들이 밀수입에 성공했다면 32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담배 1갑(2500원 기준)에는 관세 196원,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국민건강증진기금 354원, 엽연초생산화안정기금 15원, 폐기물부담금 7원, 부가가치세 227원 등 1761원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담배는 상품가치가 감소해 제조회사에서 반품된 것으로 1갑당 20원의 헐값에 인수받은 불량 저급담배이며, 제조담배에는 제조일자 등이 표시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시중에 유통하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운 서울세관 조사2과장은 "일부 수출업자가 불량반품담배를 수출해 국산담배의 대외적 신인도가 하락하고, 국가적 이미지가 실추될 우려가 있다"며 "반품담배가 수출되지 못하도록 관련 기관에 건의하고, 범인들의 여죄를 철저히 조사해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