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내달 15일께 제조자 지정할 계획
국세청이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납세병마개 제조자 지정 신청을 접수한 결과 모두 5개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각 지방국세청을 통해 납세병마개 제조자 지정 신청을 받았다"며 "지방청별 접수 현황을 정리해본 결과 총 5개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번에 납세병마개 제조자 지정 신청서를 낸 업체 중에는 새로 진입하려는 4곳 외에 종전까지 납세병마개를 만들고 있었으나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세왕금속공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필요할 경우 현장확인도 함께 병행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만들어 정밀심사를 벌인 다음 오는 6월 15일께 신규 납세병마개 제조자를 지정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시설기준 적용 방법과 관련, '납세병마개 제조자 시설기준을 모두 갖춘 업체를 우선적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지정자격 요건을 갖춘 신청자가 지정대상 업체수를 초과할 경우에는 ▲생산설비 보유현황 ▲기술력 ▲제조공장 여건 ▲재무상태 ▲납세성실도 등을 종합평가해 다득점 순으로 지정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국세청에 의해 납세병마개 제조자로 지정되는 사업자는 오는 7월 1일부터 2015년 6월 30일까지 술 병마개를 제조할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 납세병마개 시장, 신규사업자 등장 의미는? = 당초 납세병마개 시장은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 등 2개 업체가 양분하며 과점해 왔다. 높은 시설기준을 방패삼아 경쟁자 없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영업을 해왔던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납세병마개 제조자 지정 권한을 가진 국세청의 퇴직 간부들이 두 업체로 속속 자리를 옮기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를 보이자 비판의 수위는 더 높아졌다.
잇단 지적에 국세청은 지난해 말 납세병마개 제조자 신청접수 공고를 냈다. 하지만 시설기준을 충족시킨 업체가 없어 신규 사업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국세청이 이번에 시설기준을 낮춰 다시 한 번 공고를 내게 된 것이다.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지난 37년간 이어져 온 연 680~7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납세병마개 제조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재편되게 된다.
해당 시장에 경쟁의 바람이 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시장진입 장벽이 완전하게 철폐된 것은 아닌 까닭에 '쌍두마차 체제에서 삼두마차 체제로 전환되는 데 불과하다'며 그 의미를 평가절하 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완화 정책의 수혜를 납세병마개 제조업체들이 보게 됐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며 이와는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며 "늘 국세청의 그늘 아래서 편히 영업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는데, 경쟁을 잘 이끌어간다면 이런 시각을 불식시키면서 좋은 영업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