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국세청 차장은 25일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총 3392억원을 과세했다고 밝혔다.
4개 기업 및 사주 대상 3392억원 과세
일부 역외탈세자 대상 '검찰고발' 등 범칙처리 예정
국제거래를 이용해 역외탈세를 저지른 기업들과 해당업체의 사주가 과세당국에 적발돼 탈루세금을 추징당했다.
국세청은 작년 11월부터 최근까지 6개월간 조세피난처 등에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기업자금을 불법유출한 혐의가 있는 4개 기업과 그 사주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해 총 3392억원을 과세했다고 25일 밝혔다.
세무조사 결과 이들이 탈루시킨 소득은 모두 6224억원. 역외 탈세를 위해 이들이 동원한 수법은 매우 다양했다.
우선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스위스 등에 은닉한 사례가 있었다. 또한 역외투자 손실을 국내기업의 손실로 부당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펀드투자를 가장해 기업자금을 편법으로 유출시킨 사례도 존재했다.
그리고 기업자금으로 해외에 고급주택을 구입한 다음 사주 일가로 하여금 이를 사적으로 이용하게 하거나, 조세피난처를 통해 해외주식 양도차익을 은닉시킨 경우도 눈에 띄었다.
국세청은 이번에 적발된 기업들과 그 사주로부터 거액의 탈루세금을 추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세범칙 처분을 할 방침이다.
아울러 역외 금융계좌·해외자산 파악과 관련한 법령 및 제도가 아직 미비함을 악용, 이번 경우와 유사하게 역외탈세를 자행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관련 대응책 마련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그 일환으로 지금껏 태스크포스 형태로 운영해 오던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를 상설조직화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또한 역외탈세 정보수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해외금융계좌신고제'를 도입하거나 '해외정보수집요원파견제'를 신설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장인 이현동 국세청 차장은 "지능적이고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역외소득 탈루행위는 소중한 국부를 유출시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성실한 납세자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으면서 추징 세액이 5억원을 넘는 경우 검찰에 고발하게 돼있다"며 "이 경우엔 예외없이 고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그간 조세정보교환협정(TIEAs) 체결지원,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JITSIC) 가입, 국제거래세원통합분석시스템(ICAS) 개발, 국제금융자문역 영입 등 역외탈세추적을 위한 인프라구축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18일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면서 이번에 국제거래를 이용한 탈세차단 업무의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은 세무조사 사상 최초로 스위스와 홍콩, 싱가폴 등에 개설한 14개 계좌의 입출금 내역 및 2009년 12월 말 현재 계좌잔액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