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면허 완화-"세원관리 부실화, 저질주류 유통 위험"
"도매면허 완화, 탈세만연 등 부작용 많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류 제조 및 도매면허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정부는 막걸리 열풍을 감안해 막걸리 제조면허를 위한 시설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소규모 맥주제조자의 제조시설 상한선 폐지를 검토하는 등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주류도매면허의 경우도 현재의 자본금 1억, 창고시설 165㎡의 면허기준을 자본금 5000만원, 창고면적 66㎡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주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주류연구원 양동규 연구원은 27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최근 환경변화와 주류산업의 대응'을 주제로 개최된 세미나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류관련 면허제도 완화는 세원관리 저하, 저질주류 생산, 불공정 거래행위, 국민 건강저해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연구원은 "주류제조면허 규제가 완화되면 중소업체 신규진입 촉진, 주류산업 경쟁력 강화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과잉공급, 세원관리 문제, 저질주류유통 등의 부작용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특히 "시설규제 완화로 영세업체가 증가하면 탈세 등 세원관리 문제가 발생하고, 저가원료 사용으로 저질주류가 유통될 것"이라며 "대기업 진입으로 과다경쟁에 따른 부당염가판매 등 불공정거래문제와 함께 가격하락으로 인한 음주량 증가 위험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원은 "정부가 주류면허 시설규제를 낮추면 소규모 업체의 진출로 인해 주류가 다양해 질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주류의 다양성은 시설규제 완화보다는 원료와 제조방법의 규제완화를 통해야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주류연구원 김학소 연구원도 주류 도매면허제도 규제완화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종합주류도매면허 자격요건의 완화는 사업자의 신규진입 용이, 가격인하, 서비스 품질향상 등의 장점이 있지만 이에 비해 단점이 훨씬 크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주류도매면허 규제를 완화하면 탈세·무자료거래 등의 세원관리 문제, 영세사업자의 도산, 주질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정부는 주류도매 규제완화에 앞서 중소영세사업자에 대한 세원관리 시스템 정착, 주류 유통구조 질서구조 확립, 주질에 대한 효율적 관리, 부정주류 유통 근절 등을 선행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의 주류도매면허 규제완화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단순히 자본금과 창고면적의 자격기준을 완화하기 보다 현재 종합주류, 특정주류, 수입주류, 수출입업, 주정 등으로 나눠져 있는 복잡한 도매업면허 체계를 우선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