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안세준 법인세제과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세무학회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법인세법 개정방안' 심포지엄에 참석해 갈라진 목소리로 복잡하고, 어려운 심정을 드러냈다.
안 과장은 "업계에서 IFRS에 따른 세법개정 방침을 빨리 발표하라고 하는데, 빨리 못하는 입장을 이해해달라"며 "한 번 정해지면 계속 가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 과장은 "동일한 경제현상이면 동일한 세금부담이 맞다"고 전제한 뒤 "세무조정 사항이 늘어나 납세협력비용이 증가하는 문제, 결산조정 사항을 신고조정 사항으로 변경하는 문제, 기능통화 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과장은 전반적으로 납세협력비용 증가에 따른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이원화 문제, 신고조정 사항으로 변경하는 문제, 법인세법에 기능통화를 도입하는 문제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안 과장은 "납세협력비용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기업회계와 세무회계로 이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아무리 이원화한다고 해도 경제현상의 기초인 기업회계를 완전히 떼어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이원화를 하고 있지만, 세무신고서에는 재무제표가 반드시 붙고, 재무제표와 세법의 차이점을 적도록 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이원화를 하는 것이 납세협력비용을 줄이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결산조정 사항을 신고조정 사항으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많다"며 "그러나 결산조정은 회계장부와 세무장부를 크로스체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금은 누구든지 덜 내고 싶고, 이익은 더 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기업이 세법상 손금을 키우면 경영실패를 인정하는 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조조정 사항은 이러한 결산조정이 갖고 있는 장점이나 특성이 아예 사라진다는 게 안 과장의 설명이다. 예컨대 재무제표상 이익은 높이면서도 세법상 손금은 커 세금을 줄이게 돼 기업회계상 이익과 세법상의 세금간 크로스체크가 불가능하다는 것.
이와 관련 안 과장은 "머리에 쥐가 난다"며 IFRS로 인한 세법 개정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안 과장은 세법의 기능통화 수용에 대해 "기능통화는 기본적으로 환율이 어디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세무상 기능통화를 인정하지 않을 지에 대한 유·불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