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자로 단행된 국세청 승진인사에서 지방의 일선세무서 과장(5급)이 국세청 직원들의 '로망'인 4급 서기관 자리에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다.
그것도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일선 세무서에서 국세청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세무서장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그동안 서기관 승진자는 '지방국세청 소속 사무관'이어야 한다는 공식을 깨고 당당히 승진의 영예를 안아 지역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승진자 40명 가운데 남직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3명의 여성과장이 일반·특별승진을 통해 서기관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33%에 이르는 국세청 여성직원에 대해 꿈과 희망을 안겨준 인사였다는 후평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선세무서의 사기진작과 여성직원 우대라는 긍정적인 면과는 달리 승진자중 여성비율을 맞추다 보니, 상대적으로 승진 물망에 오르고도 낙마한 직원들의 경우 인사상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 광주청…일선에서 첫 서기관 승진자 배출 '최대 이변'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광주지방국세청 소속 전주세무서의 신현숙 조사과장(사진)의 발탁이다.
신 과장은 광주청 소속 여성직원들 가운데 최고참 여성과장으로 1975년 말단인 9급으로 국세청에 발을 내디딘 후 35년 동안 묵묵히 국세인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자 가운데 일선 과장으로서는 유일하게 서기관 승진의 영예를 안았으며, 광주국세청 역사상 첫 여성 서기관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신 과장의 발탁은 그 동안 지방국세청 소속 보직과장들이 우선해 서기관 승진을 할 수 있는 직행티켓를 거머쥐었던 관례를 깨고, 광주청 첫 여성서기관 승진자라는 닉네임 이외에도 광주청 개청이래 일선세무서에서 배출된 첫 번째 서기관이란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런 까닭으로 수도권 소재 세무서도 아닌 지역의 일선세무서에서 서기관 승진자를 배출한 것은 이례적이다 못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두고 광주청 안팎에서는 일선 직원의 사기진작과 여성직원 우대라는 긍정적인 인사로 일선에서도 열심히 일하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안겨준 인사였다는 평과 함께, 일선세무서 여성과장의 깜짝 발탁이 이루어지면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결과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통의 경우 인사가 단행되기전 직원들 사이에서는 승진 물망에 오른 대상자들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뤄지는데 줄곧 이런 퍼즐식 인사전망이 실제로 단행된 인사와 맞아 떨어지는 사례가 많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광주청은 이번 인사에서 일반승진자 한명을 지방청에서 발탁하고, 특별승진자를 광주지방국세청 개청 이래 유례가 없이 일선세무서에서 발탁하는 깜짝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직원들의 예측은 빗나갔고, 승진 후보군에 들고도 인사에서 고배의 잔을 마셔야 했던 승진대상자들은 어느 때 보다 충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국세청 관계자는 "여성직원 비율이 34%대인 점을 감안해 여성간부 숫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여성관리자로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직원을 선별해 승진대상에 포함시켰다"며 "승진가시권에 들고도 승진하지 못한 직원들에게는 다소 충격으로 받아 들여질 수도 있지만, 여성직원이나 일선 현장직원들에게는 고무적인 인사였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1일 단행된 서기관 승진인사에서 지방국세청장 및 국·실장의 추천순위를 전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