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 9일 강연서 '감세·비과세 주장' 꼬집어
"과감한 규제 완화와 낮은 세율 유지가 바람직"
백용호 국세청장은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공정한 조세행정의 집행과 국가재정 확충의 걸림돌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백 청장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피니언 리더스클럽 초청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정치권의 포퓰리즘 성향이 조세행정의 공정한 집행, 더 나아가 세원발굴과 세수확충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공정한 세정을 위해 세법이라는 룰을 보다 엄격하게 지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뒤이어 백 청장은 엄격하게 세법을 적용, 숨은 세원을 발굴함에 있어 나타나는 저항 중 하나로 '정치권의 포퓰리즘'을 들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일본의 경우 정부 부채가 GDP의 2배에 육박하고, 예산의 절반이 국채 이자로 나간다"며 "그런데 왜 세금을 올리지 못 하느냐고 하면 '잦은 선거와 정권변화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특히 백 청장은 "선거 때마다 세금감면 등을 남발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부연한 뒤 "나는 이것이 일본만의 문제는 아닌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겠지만, 선거 때마다 나오는 재정확대, 감세, 비과세 요구 등등이 맞물리면 문제는 더 심해진다"며 "실제 지난해 비과세로 덜 걷힌 세수가 30조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 청장은 "30조는 국가 부채의 10%에 달한다. 숨은 세원만 잘 잡고 비과세만 잘 해결해도 국가부채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잘 하기 위하여) 올해부터는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백 청장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과감한 규제 완화'와 '낮은 세율의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위기 후 언급되고 있는 금융산업 규제론에 대해선 "오히려 지금 상황이 더 치고나갈 기회"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뒤 "금융산업을 더 전략적으로 육성할 기회다. 금융권도 과감한 마인드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백 청장은 주류 안전관리 문제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이관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국세청이 가진 권한을 자발적으로 내어놓는 등 스스로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