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쓴소리'
"과감한 규제 완화, 낮은 세율 유지 바람직"
-오피니언 리더스클럽 초청 조찬강연회-
백용호 국세청장이 정치권에 '쓴소리'
백 청장은 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피니언 리더스클럽 초청 조찬강연회에 참석 "정치권의 포퓰리즘 성향이 조세행정의 공정한 집행, 나아가 세원발굴과 세수확충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공정한 세정을 위해서는 세법이라는 룰을 보다 엄격하게 지켜 나가야한다"는 평소 자신의 소신을 재확인하며 엄격한 세법을 통한 숨은 세원 발굴에 있어 나타나는 저항 중 하나로 정치권의 포퓰리즘을 꺼내들었다.
백 청장은 "일본의 경우 정부 부채가 GDP의 2배에 육박하고, 중앙정부 조세수입의 50% 이상이 국채 원리금 상환에 사용되고 있다"며 "그런데 왜 세금을 올리지 못 하느냐고 하면 '잦은 선거와 정권변화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정치권이)선거 때마다 세금감면 등을 남발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전제한 뒤 "이것이 일본만의 문제는 아닌 걸로 본다"고 말했다. 선거철마다 세금감면 법안 남발을 반복하는 우리나라 정치권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
백 청장은 "정치권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겠지만, 선거 때마다 나오는 재정확대, 감세, 비과세 요구 등등이 맞물리면 문제는 더 심해진다"며 "실제 지난해 비과세로 덜 걷힌 세수가 30조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이어 "30조는 국가 부채의 10%에 달한다. 숨은 세원만 잘 잡고 비과세만 잘 해결해도 국가부채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잘 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백 청장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과감한 규제 완화'와 '낮은 세율의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백 청장은 또 글로벌 경제위기 후 언급되고 있는 금융산업 규제론에 대해 "오히려 지금 상황이 더 치고 나갈 기회"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뒤 "금융산업을 더 전략적으로 육성할 기회다. 금융권도 과감한 마인드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 청장은 이와 함께 앞으로 주류 안전관리 문제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이관할 예정이라고 소개하며 "국세청이 가진 권한을 자발적으로 내려놓는 등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