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조직 유사, 中企대출 저조-의원들 '질타'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목표로 지난해 9월 출범한 정책금융공사가 산업은행의 조직구조와 운영방식을 그대로 답습, 설립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정책금융공사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은 "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과 엄연히 설립목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조직 구성은 판박이"라며 "기업금융본부가 기업금융부로 바뀌는 등 본부가 국, 실로 나뉘어 진 것만 다르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국책은행으로 출법한 산업은행이 민간은행과의 경쟁과정에서 마찰을 빚자 산은을 민영화하고 설립된 것이 정책금융공사인데 조직구조와 인력배치만 봐도 과거 산업은행의 발전과정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인력운영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정책금융공사는 여전히 기존 산업은행의 업무 방법과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직접 대출 및 투자를 주 업무로 하고 있다"며 "그나마 이 업무를 담당하는 정규직원 176명 중 113명이 산업은행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책금융공사의 임원과 정규직 절반 이상이 산업은행 출신인 것으로 미뤄 볼 때 간판만 바꿨을 뿐 산업은행의 재판에 불과하다. 기관의 필요성이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양 기관간 기능 중복과 함께 정책금융공사의 저조한 중소기업 대출 실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은 "올해 8월까지 중소기업 대출 현황을 보면 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의 주요 업무가 정책금융공사로 이관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지원 대출규모가 작년(12조5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올해 8월까지 정책금융공사가 지원한 3조6000억원의 자금 중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규모는 47%에 그치고 있다"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만큼, 지원규모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