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저금리 정책 비판 쏟아져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종합국정감사에서는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대한 비과세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은 제2의 외환위기를 우려했던 지난해 5월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도입됐지만, 최근 이른바 '핫머니'라고 하는 외국자본의 대거유입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비과세 철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2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이 제도의 존속여부를 관계부처와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등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외국인의 채권 거래에 세금을 붙이는 토빈세 도입은 우리나라 상황에 맞지 않아 반대한다. 그러나 1년 넘게 시행되고 있는 외국인 채권에 대한 비과세 조치는 올해 안에 철회해야 한다"고 비과세 철회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외국자본이 아예 못 넘어오게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넘어야 하는 '허들' 정도는 남겨놔야 한다"며 "정기국회를 통해 의원입법이라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외국인 채권 이자에 과세하는 것은 비과세했던 제도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며 "지난해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지금은 외화가 너무 많으니 한국은행에서 금리도 못 올리는 상황인데 이런 것을 정상화하고 금리를 제대로 가야한다"며 비과세 철회론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 신인도나 자금 유출이 미치는 영향 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강조했다.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 문제가 철회나 아니냐의 논란을 이어가자 절충안도 제시됐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지난해에는 세금을 면제했는데 지금 다시 철회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국자본이 필요할 때는 면제했다가 많이 들어올 때는 철회하면 정책이 신뢰성을 잃게 된다"이라며 "필요에 따라 세율을 높였다가 낮췄다 할 수 있는 탄력세율을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탄력세율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도 나 의원의 대안을 거들었다.
권 의원은 "(비과세를) 지난해에 시작해서 불과 1년 몇 개월만에 무조건 폐지하고 다시 과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나성린 의원이 제시한 탄력세율 적용방안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탄력세율로 적용이 가능한지는 기술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각국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환율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과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은 내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환율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정부는 의장국으로 이 문제가 지역별, 국가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정책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이어 "환율 논쟁이 확대돼서 보호무역 논쟁까지 이어지는 것을 어느 나라도 원하지 않는다"며 "모두 적절한 합의를 바라고 있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좋은 결과의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동결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공세도 이어졌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은 중소기업과 서민의 소득을 수출대기업에 이전하는 것"이라며 "한은 총재가 국가에 충성하는 방법은 물가관리인데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크나큰 오류"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한은은 최근 몇 달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고편을 쏟아내고도 실제로는 금리를 동결했다"며 "시장은 한은 총재가 청와대나 정부의 외압을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중수 한은 총재는 "매달 경제 여건과 상황을 판단해서 기준금리를 적절하게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