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올해 첫 국회 상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회의원들로부터 따끔한 질타를 받았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안이한 물가대책과 전월세 대책, 고용정책 등에 대한 지적이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연거푸 쏟아졌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재정부가 '민은 따뜻하게, 중산층은 두텁게'하겠다고 하는데, 업무보고 자료를 아무리 뒤져봐도 정부가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어 "중산층이 밑으로 떨어지는 게 눈으로 보인다. 두텁게는 고사하고 덜 얇게 되는 방법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서비스산업 선진화 문제도 청와대가 나서서 설득을 하든지 해야지, 이런 것도 못하면서 일자리 만든다고 하니까 믿질 않는다"고 촌평했다.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은 "정부가 규제하는 방향으로 물가대책을 내 놓고 있는데, 거시적인 정책금리나 환율을 조정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강제로 물가를 통제하면 가격기능을 무력화하고,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막는 역효과가 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눌러놨던 물가가 뛰어 오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어느 나라도 국가가 통제해서 성공한 예가 없다"며 "차라리 정부가 (물가대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솔직히 말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정부가 소비자 물가 인상을 대외환경의 탓으로 돌리는데 이 부분은 시정돼야 한다"며 "물라가 이렇게 오르는 것은 이유가 있다. 저금리 고환율 정책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도 "주요 언론에서도 물가문제가 그동안 정부가 저금리와 고환율 체제를 지나치게 오래 끌고 왔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 놓고 있다"며 "정부가 이제라도 5% 성장과 3% 물가라는 욕심을 버리고,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거시경제 목표부터 손질하고, 금리와 환율을 조정하는 근본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세대책의 부실도 지적됐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국토부 장관이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금 시장 전체로 봐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 발언 자체가 정부의 관리부실을 자백한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수급을 맞추고 있다고 했지만, 장단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시장에서 이뤄지는 가격결정에 대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효과적이지 않다는 말에 공감한다"면서도 "일부 부처의 경우 밖에서 보기에 정도를 넘은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시장친화적 범위를 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윤 장관은 또 물가 급등의 원인을 대외요인으로 돌리지 말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변명할 생각은 없다"며 "현 시점에서 물가상승 억제를 최우선 시 하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