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근로기준법 등 위반"
은행 신입직원들에 대한 임금삭감 조치가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은행 신입직원들의 임금정상화를 위해 각 은행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09년 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포함한 민간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기존직원의 임금은 일부 반납하되 신입직원의 임금에 대해서는 20% 삭감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기존직원들은 향후 정상화를 전제로 한 '임금반납'을 조치한 반면, 신입직원에 대해서만 임금테이블 자체에 손질을 가하는 '임금삭감'을 단행한 것에 대해 '신입직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 2008년 이후 입사한 신입행원들의 경우 20% 삭감된 기본임금에서 매년 임금인상률을 적용받는 만큼 상급자와의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오는 4월 임금교섭에 앞서 신입직원에 대한 임금정상화 요구안을 마련해 사측을 압박하는 한편, 법적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는 최근 신입직원에 대한 임금삭감에 대해 헌법 제 11조1항 평등권, 근로기준법 제6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조 등에 위배된다는 법리해석을 얻어냈다.
특히 근로기준법 제 6조의 경우 입사시기에 따른 임금차별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신입직원들의 삭감된 임금에 대해 소급하는 부분에 대한 법리해석까지 마친 상태"라며 "과거 한국씨티은행의 미지급 생리휴가 소송 때처럼 금융권을 넘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2007년 한국씨티은행 여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법원에 생리휴가 근로수당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으며, 이후 전 사무직은 물론 증권 및 보험업계로 관련 소송이 확산되기도 했다.
노조는 "조만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한편, 이달 중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실시할 예정"이라며 "빠르면 이달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