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직제 편입 '함흥차사'…조직체제 정비 '미흡'
갈수록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는 탈세에 대한 사전대응력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국세청이 야심 차게 출범시킨 국세청 CSI(과학수사대), '첨단탈세방지센터(이하 첨탈센터)'가 걸음마도 떼기 전에 발목부터 단단히 잡혔다.
국세청은 지난 2월 IT산업 발전, 국제거래증가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납세환경에 부응하고,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는 탈세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첨탈센터(Forensic & Anti Tax-evasion Center)를 출범시켰다.
당초 국세청은 본청 및 비수도권 지역 지방국세청에 1과 규모의 조직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진행상황을 보면 처음의 야심찼던 계획에 미치지 못하는 양상이다.
국세청의 계획과는 달리 정식 직제 편입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7일 현재 국세청 본청에는 첨탈센터가 정식 출범했다.
그러나 국세청이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첨탈센터의 정식 직제 편입을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 논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소속 직원들 대부분이 파견형태로 배치되는 등 조직체계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
비수도권 지방국세청의 경우 각각 2명의 직원이 파견 또는 지원형태로 조사국에 배속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상태로는 국세청이 원하는 수준의 업무효율성을 끌어내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 국세청 안팎의 여론이다.
최악의 경우, 국세청이 첨탈센터를 출범시킨 의미 자체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시기적 필요성과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조직체계 구성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다소 준비가 미흡, 첨탈센터의 가치와 중요성을 스스로 평가절하시킨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첨탈센터는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기 때문에 관계부처와의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내로 정식 직제에 편입시킬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현재 행안부와 첨탈센터의 정식 직제 편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행안부의 태도는 국세청의 급한 마음과는 달리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국세청이 원하는 정식 직제 편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세청으로부터 첨탈센터를 정식 조직으로 편입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지만 신규 조직 신설 최소화 방침에 따라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하반기에 재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