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치 않은(국세청 개청 이래 2번째) 대통령의 방문에 국세청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청사 주변의 주요 위치에는 청와대 경호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고 국세청도 사무관급 이상 전 직원들에게 오전 7시30분까지 출근, 대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회의 시작 시간(8시30분)을 한참 남겨둔 7시40분경 각 부처 수장들이 이현동 국세청장의 영접을 받으며 국세청사로 들어섰습니다.
제일 먼저 국세청사에 도착한 인물은 김황식 국무총리. 2∼3분 시간차를 두고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도착했습니다.
이 날의 가장 큰 손님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8시 정각, 경호원들의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국세청사에 도착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도착하기 5분 전후, 국세청사 주변의 휴대폰은 '먹통'이 됐습니다. 이는 경호방법의 일종입니다.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민간인들도 많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배우 하희라 씨와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고은경 한국여성세무사회 회장 등 경제계·학계·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회의석상에 배석했습니다.
이날 회의 시작 전, 이 대통령은 얼마 전 하희라씨가 남편인 최수종씨와 함께 출연한 대통령 소재 드라마 이야기를 꺼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의미심장한 말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역대 기관장 가운데 감옥에 가장 많이 가는 곳이 농협중앙회와 국세청"이라며 "국세청이 정말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세행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잘 하라는 의미로 내뱉은 한 마디였지만, 최근의 국세청 주변상황을 감안하면(한상률 前국세청장 검찰 수사)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슬쩍 넘기기에는 말이 담고 있는 '무게'가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날 회의는 오전 10시경 마무리됐습니다. 회의 종료와 함께 이 대통령은 경호를 받으며 국세청사를 떠났고, 국세청 주변을 장악하고 있던 경호원들도 모두 철수해 이내 평상시의 분위기로 되돌아갔습니다.
긴장감을 풀어내기도 민망할 정도로(?) 눈 깜짝할 사이에 행사는 마무리됐습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무난하게 행사를 치러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