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2008년에도 같은 내용의 전속고발권 폐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찬반 논란 끝에 처리가 무산됐지만, 이번에 다시 제출해 논란의 불을 지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은 무엇이길래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
□ 공정위 전속고발권이란? = 공정위가 '경제검찰'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에는 '전속고발권'이라는 제도가 한몫 하고 있다. 전속고발권이란 하도급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을 해야만 이후 형사상 제재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제도다.
검찰의 고유기능인 '기소권'의 일부가 공정위에 이관된 것으로 일각에선 두 기관 간에 '알력다툼'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김영선 의원이 전속고발권 폐지법안을 꺼내들자 검찰측 입장을 대변하는 법무부가 일정 부분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쳐 공정위와 '대립각'을 세운 경험도 있다.
□ 전속고발권의 '실효성' 논란 =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논란의 중심에는 제도자체의 실효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고발률 자체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81년 공정위 출범과 함께 전속고발제도가 도입된 뒤 지난해까지 29년 동안 공정위가 적발한 5만3031건의 법 위반행위 중 전속고발권에 의해 형사고발된 건수는 단 472건으로 그 비율이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최근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동의의결제'도 전속고발권 폐지 논란의 확산에 일조했다. 동의의결제란 공정위가 행정제재를 내리기 이전에 관련 기업과 협의를 통해 시정방안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
그렇지 않아도 전속고발권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공정위에 기업에 대한 행정처벌 조정협의 권한까지 부여한다는 것은 소비자보호라는 근본적인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 대법원도 '인정'했지만‥논란은 지속될 듯 =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합성수지 가격 담합 사건과 관련,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기소할 수 있다"며 "호남석유, 삼성토탈 등 공정위 고발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자에 대한 공소제기는 법률 규정에 위반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수년 째 지속된 검찰과 공정위 간 알력 다툼에서 일단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인정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특히 이 판결은 담합사건에 연루된 사업자가 공정위에 자진신고시 검찰고발 및 과징금을 면제해 주는 '리니언시'제도의 합법성을 확인시켜 준 판결이기도 하다.
수년 째 지속된 검찰과 공정위 간 알력 다툼에서 일단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인정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특히 이 판결은 담합사건에 연루된 사업자가 공정위에 자진신고시 검찰고발 및 과징금을 면제해 주는 '리니언시'제도의 합법성을 확인시켜 준 판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도 불구, 검찰관계자들 상당수는 여전히 전속고발권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들도 중소기업 등 약자의 고발권 자체를 막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국회에서 폐지론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도 이같은 여론에 기인하고 있다.
□ 공정위 "기업활동 위축 우려, 전속고발권 유지돼야" = 당사자인 공정위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전속고발권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속고발권 자체가 폐지될 경우 기업에 대한 고발이 남발될 소지가 있고, 이로 인해 소모적인 법정비용 등을 양산, 결국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논리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국회정무위 업무보고에서 "기업의 범법 문제는 형사문제와 같이 외형적으로 바라봐선 안된다는 것이 OECD 주요국가들의 추세"라며 "기업 사건은 단순히 외형적인 범법행위만을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공정거래 및 경쟁을 위반하고 있는지, 국민경제 영향에 어떤 영향 미칠지 등 고려할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실효성 문제에 관련해선 "실제 시정조치를 포함하면 9000건 중 472건이 고발돼 고발률이 5% 정도"라며 "고발률 자체가 낮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고발률을 높이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고발기준을 마련하는 등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