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질환인 알레르기 비염의 한방 치료법, 그 돌파구를 찾다
오픈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멍때리다'는 '정신이 나간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 넋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비슷한 말은 '뻥찌다', '넋을 잃다'가 있다. 누구나 맨 정신으로만 살수는 없기에 한번쯤 ‘멍때릴’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맨 정신일 때보다 멍때릴 때가 더 많다면 문제는 커진다.
만성비염에 15년째 시달리고 있는 김정태(29)씨는 학교 다닐 때는 '뻥쪄'란 별명을,회사에 다니면서는 '뒷북'내지는 '형광등'이란 별명을 달고 살아야 했다. 가혹한 운명에 말려들게 된 발단은 중학교 1학년 때 걸린 감기 때문이다. 감기라고 얕잡아 봤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알레르기 비염으로 발전했고, 비염이 만성화되면서 한시라도 콧물, 코막힘, 기침으로부터 자유로운 날이 없었다.
문제는 호흡기가 불편해 자꾸 신경쓰다보니 산만해지고, 무엇보다 밤에 코가 막혀 잠을 푹 못자니 최종 키도 170cm가 채 못 된다는 사실이다. 코막힘 때문에 입호흡을 하다 보니 머리로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항상 '멍~'해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고, 실제로 한곳에 몰두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멍 할 때가 많았다.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기위해 노력도 했다. 좋다는 비염약은 다 써봤고 점막수축제, 점액억제제등 약물치료도 해보고 심지어 레이저를 이용해 점막을 태우는 수술까지 해봤지만 재발의 악몽은 계속됐다.
편강한의원 이아라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부비동염) 환자들의 공통적인 증상으로 코막힘과 재채기, 콧물과 가려움증을 꼽는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화되면 편도나 아데노이드와 같은 임파조직이 병적으로 비대해져 코가 막히고 입호흡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입냄새는 심해지고, 잘 때는 코를 골며, 밥 먹을 때마다 구강 압력이 거세 뻐드렁니가 되고 심지어 얼굴형까지 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알레르기 비염은 신체의 면역력이 약해져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한다고 판단한다. 면역체계의 식별 능력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떨어진다. 몸이 허약하거나 병원균들의 침입에 대한 내성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소아비염이 자주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소아비염의 경우 치료가 길어지면 만성비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보통 알레르기 비염에 걸리게 되면 사람들은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약으로 급한 불부터 끄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데, 이럴 경우 만성비염이나 축농증(부비동염), 중이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알레르기 비염은 주위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한 번 걸리면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려워 방치하기 십상이다.
이아라 원장은 "비염은 치료과정은 힘들지만 인내심을 갖고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일시적인 증상 완화보다 스스로 병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 좋다"며 "자가 면역체계와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선 폐 건강에 유념해야 한다. 즉, 폐의 기능이 최대한 활성화되어 자연의 기운을 주고받아야 한다. 원기가 충실해지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증진되고 자가 치유능력도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알레르기 비염을 비롯해 만성비염, 축농증(부비동염),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에 따르면 호흡기는 코, 기관지, 폐로 이뤄지는데, 그 중심은 '폐'라고 한다. 폐는 탄산가스를 버리고 산소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는데 폐의 기능이 약해지면 편도의 기능이 떨어진다. 편도선이 약해지면 면역체계의 식별 능력도 떨어져 결국 난치성 호흡기 질환인 알레르기 비염에 걸리게 되는 것이라며 비염 치료는 코에만 한정짓지 말고 종합적으로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폐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각종 질병을 다스리는 열쇠로 보는 편강한의원. 실제로 폐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자연의 기운을 흠뻑 받는 동시에 몸속의 악한 기운을 체외로 배출시켜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한의학의 오랜 치료 원리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법은 증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근본 문제를 해결하여 재발 걱정 없는 확실한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근원 치료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