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배 연구위원 "가계부채 '800조'…부채디플레이션 방지 시급"
최근 지방 부동산 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등 훈풍이 불고 있지만 수도권 내 악성 미분양은 줄어들지 않는 등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됐다.
31일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하반기 부동산경기 전망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일부 지방에서 미분양이 줄고 있지만 수도권의 악성 미분양(준공후 미분양)은 그대로 이어지는 등 부동산 시장의 대세 반전은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부동산 정책동향과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2010년 하반기 이후 지방 부동산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도권도 하락세는 멈춘 것 같다"며 "하지만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는 등 수요기반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지역·규모별 차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계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금리인상 등의 급격한 출구전략을 자제하고 가계부채 만기 장기화, 원리금분할상환으로 전환시키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2011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이라는 발표에서 "올해 하반기 지방 부동산이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수도권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지방의 부동산 상승세는 중소형 평형에서 중대형 평형으로 확산되겠지만 수도권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수도권(경기 51.5%, 서울 46.8%)보다 지방(광주 74.9%, 대구 70.5%, 부산 67.9%)이 높아 매매가 상승세도 지방이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섣부른 가격통제보다는 공급확대를 위한 주택건설 촉진에 주력해야 한다"며 "기존 택지가격을 낮춰 건설사로 하여금 신규택지 매입과 분양가 인하 등의 주택수요 진작방안을 마련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도 건설경기의 중장기적인 비관론이 이어졌다.
천길주 현대건설 전무는 "선거철을 앞두고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공약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말뿐인 공약이 된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며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토지대 인하, 부동산 관련 세제 문제 등 특단의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지규헌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수도권 주택 재고조정이 안된 상태에서 신규물량이 나와서 공급과잉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분양형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민간 주택시장의 충돌 문제도 심각하다"며 정부 측에 해결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어 김희선 부동산114전무는 보증부월세(일명 반전세) 시장의 성장 등 임대시장의 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정부차원의 관리방안 마련을 요구했고,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PF대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이 선순환 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정부 지원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이문기 국토해양부 건설경제과장은 "일부 낙관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동향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신용위험평가 등을 통한 건설사 구조조정을 착실히 진행하는 한편, 우수업체에 대한 대출금 만기 연장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